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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긴가 May 02. 2020

무엇이든 그려주는 신흥신소


천성이 뭐든 시키면 꽤나 잘하는 실력은 조금 있는 7년 차 디자이너입니다.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랜덤 그림박스를 열어보실 분,

원하는 스타일과 사진과 함께 언제든 찾아주세요.







오랜 외국생활 속,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는 고요한 이곳이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주고받기엔 나의 밤이 너의 아침이고, 너의 낮이 나의 밤일 수밖에 없는 이곳이 사무치게 외롭다.




다시 글을 쓰게 된 건, 다시 찾아온 나와 어떻게 하면 잘 지내볼까 하는 궁리에서 시작되었다.

매번 찾아올 때마다 친해질 방법을 몰라 이리저리 읽고 듣던 자기 계발서, 유튜브 영상들.

소화시키지 못한 채 자꾸 입으로 넣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넣기도 전에 헛구역질이 나와 책을 펼쳤다 덮었다, 영상을 틀었다 껐다를 반복.

입에 있는걸 꼭꼭 씹어나 보자 하는 생각으로 하얀 화면에 나와의 대화를 시작한 게 다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화면 속의 글로 내 안의 나와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울렁이던 마음도 가라앉곤 했다.

어두운 터널 속에 외로이 혼자 있는 줄 알았는데 또 다른 내가 내 곁에 있어주었다.


그러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글을 계속 쓰고 싶게 만들 달달한 당근을 단 채찍이 필요했다.

혼자 주절주절 나열해 놓은 글들을 누군가 읽어주고 아주 가끔은 공감해준다는 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터널 속 혼자인 줄 알았는데 내가 내 곁에 있었고, 그런 나와의 대화에 저 멀리 반딧불이처럼 반짝여주며 그렇게 어둠을 밝혀주는 빛을 보았다.




마음 맞는 세상 단짝이 곁에 있음에도 종정 사무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나 보다. 희미하게 반짝반짝 저 멀리 빛이 나는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도 반가운걸 보니.

그 빛이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자꾸 손이나 가려한다. 거기 사람 있나요. 여기 사람 있어요. 망설이다 망설이다 슬그머니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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