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마음

일요일 저녁, 내일의 나를 다독이며.

by Nine to Six

어릴 적,

일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개그콘서트를 보며 주말을 마무리하곤 했다.


방송이 끝나고 익숙한 밴드 음악이 흐르면

어른들은 출근하기 싫다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싫다며

한숨 섞인 투정을 늘어놓았다.


"하.. 내일 월요일이야. 학교 가기 싫어!!"

"엄마도 출근하기 싫어. 그래도 해야지."


시간이 흘러 개그콘서트는 추억이 되었지만,

일요일 저녁의 마음만은 여전했다.


다 끝난 주말의 끝자락에서,

다가오는 월요일이 자꾸 마음을 건드렸다.


이 불편한 감정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계기가 있었다.

image.jpg Photo by Randy Laybourne / Unsplash

어느 금요일 저녁,

매니저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말 잘 보내세요."


돌아온 인사가 꽤 신선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다시 월요일을 향해 가보시죠!"


문득, 그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주말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던 나와 달리,

그는 담담하게 월요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주말을 대하는 그의 관점이 인상 깊었다.

어쩌면 그도 스스로를 다독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 짧은 인사말을 곱씹으며

나도 모르게 주말만을 기다리던 내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졌다.


주말은 일주일 중에 고작 이틀에 불과하고,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일상 속에 두고 있지 않은가.


주말이 더 즐거울 수는 있겠지만,

일주일의 절반도 되지 않는 그 시간을 위해

나머지 날들을 버티듯 견디는 삶은 멈추고 싶었다.


출근하는 월요일이

소풍 전날처럼 설레는 날이 될 순 없겠지만,

나를 채우고 성장시키는 일상의 학습장이라 여겨보기로 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월요일을 피하고 싶은 날이 아닌,

마주할 수 있는 날로 바꾸는 연습을 시작했다.


사실, 출근을 무겁게 만드는 건 따로 있다.

인간관계, 도전적인 업무, 과도한 업무량...


아쉽게도 관점을 바꾼다고

직장 생활의 본질이 달라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완전히 달라지진 않아도,

한 걸음은 덜 무겁게 내딛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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