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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워홀러 Sep 17. 2024

밴쿠버 건축회사의 TMI-출퇴근, 야근, 휴가, 복지

이민 1세대의 당돌한 실무 에세이-회사

이번 회사 편은 밴쿠버 건축 설계 회사의 TMI를 다뤄본다.


해외 취업 인터뷰 전/후와 Job Offer (이하 잡오퍼)가 들어왔을 때, 이 회사의 잡오퍼를 받아들일 것인지, 연봉은 올바르게 제안되었는지, 또는 여러 회사에서 잡오퍼를 받았다면, 어느 회사를 선택할 것인지 고르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2021년 여름, 요트 선상 파티에서 본 야경


휴가 일수와 크리스마스 연말 휴가 유무

전 회사는 신입과 저년차의 유급 휴가는 2주 (10 영업일)이고, 현업에서 만 5년이 지난 중년차부터 3주 (15 영업일)이며, 만 10년 이후부터는 유급 휴가가 4주이다. 하지만 연차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휴가를 3주 제공하는 후한 회사도 있다. (현 회사)


또한 캐나다는 연말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문을 닫는 회사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하는 회사에 연말 휴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면 유급 휴가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전 회사는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부터 문을 닫았지만, 무급 휴가였다. 이 기간의 은행 영업일은 3 - 5일* 즈음되니까, 기대 연봉 계산에 이 점을 고려해도 좋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가 주말에 속한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Sick Day/ 병가 일수

전 회사는 병가가 3일뿐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직원들에게 병가를 최소 5일 지급하라'는 BC주 정책 변화로 5일로 늘었다. 현 회사는 병가가 열흘이고, 어떤 회사는 아픈 만큼 쉴 수 있는 무제한인 곳도 있다. 병가는 하루 단위이지만, 병원 약속이 있거나 검사와 검진을 받는다면 병가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다. 출근했는데, 오후부터 몸 컨디션이 안 좋다 할 때도 시간 단위로 Sick Day를 쓰면 된다.


병가와 관련된 항목으로 큰 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못 하는 경우, 월급의 일정 부분을 보상해 주는 사적 보험이 회사 Benefits 리스트에 있는지 확인은 필수다. 이 보험은 피고용인의 선택에 따라 가입하고, 매달 일정 부분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이 보험 상품을 연결해 준다면 당연히 가입해야 한다. 현 회사에서 제공한 보험 상품은 장기간 근무를 못할 시, 해당 기간의 월급 80%를 책임진다.



주 4 근무 시스템 또는 추가 휴가 일수 (Time-off)

현 회사로 이직한 결정적인 이유도 이 Paid Time-off 시스템이었다. 현 회사는 내가 받는 15일의 유급휴가와 추가적으로 해마다 15일의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정확한 명칭은 (Paid) Time-off인데, 회사 측에서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이 추가 휴가를 내어준다. 연초에 회사에서 이 Time-off를 언제 할 것인지 정하는데, 보통 그 달에 있는 연휴*의 앞이나 뒤에 붙이거나, 연휴가 없는 주말에는 금요일에 붙여줌으로써 금토일 연휴를 만들어준다. 현 회사의 시스템은 완벽한 주 4일 근무 시스템은 아니지만, 주 5일 근무제와 주 4일 근무제 중간 어디 즈음 있는 듯하다.

*캐나다의 국가 공휴일은 해당 월의 몇 번째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되어있다. Memorial Day (현충일)은 매년 11월 11일로 제외.



재택근무 가능 여부  (주 1회 가능 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사마다 재택근무 시스템이 생겨났다. 피고용자의 희망에 따라 재택근무가 100% 가능한지, 또는 Hybrid로 반반 가능한지, 필요에 따라 가능한지 등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 회사는 주 1회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매니저와 상의 후 재택근무 일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우로 2년 넘게 재택근무 한 뒤 2022년 사무실에 복귀했을 때, 첫 느낌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이렇게 집중력이 높았었나?!'였다. 그 다음부터는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현 회사에서 주 1회 재택근무가 가능함에도 나는 매일 회사에 출근한다.



성과급 (보너스)

전 회사의 경우 연말에만 성과급이 지급되었는데, 현 회사는 여름과 연말 총 두 번 성과급이 지급된다. TMI로 성과급에 대한 소득세율은 약 40%이다.

예) 보너스 1500불 = 세후 900 여불



출퇴근 시간

전 회사는 '출근 시간이 8시 반부터 Swing Hours 1시간'이라는 것이 계약서 상 있었는데, 이 말은 8시 반 앞뒤로 1시간 일찍 혹은 늦게 출근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조항은 명목상이었는지 실제로 이것을 체크하는 사람은 없었다.


현 회사는 팀별로 출퇴근 시간이 다양한 편인데, 나의 팀은 오전 7시 반 출근 - 오후 4시, 4시 반 퇴근이다. 다른 팀의 한 동료는 아침 7시 출근 - 오후 3시 퇴근을 한다. 대부분의 팀들은 아침 8시 반-9시 출근, 오후 5시 반-6시 퇴근이다.


점심시간은 무급 30분-1시간인데, 나는 30분만 쓴다. 점심시간을 아예 안 쓰는 동료도 있었는데, 이 동료의 근무 시간은 아침 9시 - 오후 5시였다. 하지만 능률을 100% - 120% 발휘한 다할지라도, 회사에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오롯이 8시간이라는 것은 나로서는 말이 안 된다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주의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을뿐더러 이 친구는 연봉도 꾸준히 잘 올렸다.



근무시간

근무 시간은 회사마다 다른데, 전/현 회사는 모두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로 시스템이다. 몇몇 다른 회사들은 중 하루 7시간 30분, 주 37.5시간 근로 시스템인 곳도 있다. 이 근로 시간의 차이는 연봉의 차이를 만든다.



야근, OT와 Banked Hours

6년간 두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야근을 했던 적은 딱 한 프로젝트뿐이었다. 야근이 없는 이유는 매니저가 건축주와 프로젝트의 스케줄을 빠듯하지 않고 넉넉히 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야근의 발생은 2018년 연말 특수한 이유 때문이었는데, 2019년부터 BC주의 건축 법규 (Building Code)가 개정될 예정에 건축주(들)가 기존프로젝트(들)의 신청서를 얼른 시청에 제출하고 싶었다. 하루 야근을 했고, 그 주 주말 8시간씩 근무했다. 물론 시간당 1.5배의 수당을 받았다.


야근의 Over Time을 줄여서 보통 OT라고 불린다. 비슷한 개념으로 Banked Hours가 있는데, 둘의 차이는 '평소보다 더 일한 만큼 더 많이 돈을 받지만, 동시에 더 많은 소득세를 낼래?'와 '야근했지만 평소 받던 만큼 받는 대신, 그 다음날 집에 일찍 가서 쉴래?'의 결정이다. 이것은 OT에 특별한(?) 소득세율 적용으로 야근 수당으로 받아야 할 돈보다 훨씬 더적은 돈이 주머니에 들어온다. (물론 평소 주 40시간 일해 버는 돈보다는 높다.) 위에 언급한 보너스의 세율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이럴 바에 야근한 시간만큼 그 다음날 일찍 집에 가서 쉬는 것을 택하게 되는데, 이 시간들을 Banked Hours로 기록/사용하게 된다.



Extended Health Benefits 보험 상품들

Extend Health Benefits은 캐나다의 무상 의료로 해결되지 않는 의료 항목들을 커버해주는 보험이다. 보험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아래 항목들을 커버해준다.

치과

한방 (침술)

마사지

척추 교정

물리치료와 재활

심리 상담

발 건강

발음 교정

시력 검사와 안경 구매

처방이 필요한 약과 재활 기구

전 회사와 현 회사 모두 항목 별로 750불을 공제해 주는데, 회사마다 다르므로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보험료를 추가로 더 내면, 배우자도 같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전 회사에서는 여가 활동에 필요한 물품 구입이나 강의료를 연 500불을 지원해줬다. 현 회사는 없음.



연금 Match 상품들

캐나다는 CPP (캐나다 국민 연금) 별도로 개인들이 스스로 노후를 대비시키기 위해 사적 연금 상품인 RRSP를 고안해 냈다. 전 회사는 RRSP의 일종인 Group RRSP를 직원들에게 장려했는데, 개인이 이 Group RRSP에 투자하면, 투자 금액만큼 회사가 같은 금액을 투자(Match)해주는 복지 항목이 있었다. 당시 회사는 연 1,200불까지 맞혀줬는데, 나는 해마다 꼬박꼬박 1,200불을 부었고, 회사도 1,200불을 같이 부어주었다. 5년 동안 쏠쏠히 은퇴 자금을 모았는데, 현 회사에는 이 매력적인 복지 항목이 없다.


이 외에 잡오퍼를 결정할 만한 사항은 아니지만, 사소한(?) 복지들은 아래와 같다. 주목적은 동료들 간 친밀감 형성과 애사심(?) 고취이다.

금요일 오후의 Beer Time (현 회사) - 맥주와 음료, 간식들을 제공

금요일 아침 식사 제공 (전 회사)

요트 선상 저녁 식사 (여름, 전 회사)

회사 단체 활동 (소프트볼 리그, 오락실, 야구/축구 관람, 극장, 보물찾기 게임 진행 등 - 전/현 회사)

강사 초빙 (미술, 전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의 수준(?) - 컨셉이 있는 파티인지 호텔비를 내주는지 등


다음 밴쿠버 건축회사:담 회사 편은 인터뷰 경험담과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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