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화보다 시급한 것은 정확한 소리 내기 연습
해외 현지 회사로부터 인터뷰가 잡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영어 소리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끊임없는 연습이다.
사실 이 공부는 일찍 시작하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아직 출국 전이라 한국에 있다면, 당장 시작하면 좋고, 해외 국가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적응 기간 중이라면, 당장 시작하면 좋고, 마침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면, 당장 시작하면 좋고, 면접이 다음 주로 잡혔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영어 유치원을 다녔거나, 유년기에 해외 연수나 유학을 했던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 학창 시절 3000개의 수능 영어 단어를 외우고, 영어 문법을 빠삭하게 공부했다 하더라도 로컬의 영어가 여전히 안 들리고, 그들이 유독 빨리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아래 영어 특징 때문이다.
1. a, e, i, o, u의 영어 모음은 적힌 것과 달리 무규칙의 다양한 소리를 만들며, 미묘한 차이의 Short Vowel Sound와 Long Vowel Sound가 있다.
2. 영어는 Reduced Sounds라 하여 소리들이 축약되는 속성이 있고, 여기에 Schwa*라는 특별한 소리도 존재한다.
3. 한글 자음에 없는 Th 소리는 명확히 다른 두 가지 소리가 존재하며, 한글 자음 ㄹ은 L과 R 소리 내는 것을 몹시 방해한다.
위 영어의 뚜렷한 특징들을 꾸준히 연습하면서 로컬이 내는 소리를 정확하게 낼 수 있다면, 영어 듣기 실력도 함께 향상된다.
*Schwa [ə]: The most common sound in American English. It's a neutral vowel sound, /uh/, and an unstressed syllable. - Cook, A. American Accent Training, Second Edition, 72P, 2000.
1. 자비 없는 모음의 변화, 그리고 Short Vowel Sound와 Long Vowel Sound
영어 모음이 그 글자들과 소리가 매칭되지 않는다는 것은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들 만국 공통의 불만이다. 똑같은 모음들이 쓰였더라도, 앞뒤 붙는 자음에 따라 소리가 마음껏(?) 달라진다. 또한 영어가 여러 외국어를 차용하면서 발전한 것도 이 특징에 한 몫한다. 실제적인 예를 들어, 아래 리스트를 소리 내서 읽어보자.
Our - Sour - Tour 또는 Four
Our - Sour - Soup
Tomb - Comb
River - Diver
Dew - Sew
Thread - Read
Wine - Magazine
똑같은 글자인데, 소리는 천차만별이다.
그다음 특징은 영어 단어 속 모음들의 Long Vowel과 Short Vowel들을 구분하는 것이다. 아래 리스트 앞의 단어가 Long Vowel 소리이고, 뒤의 단어가 Short Vowel 소리이다.
Luke - Look
Team - Tim
Coller - Colour
Cream - Chris
Steal - Still
Fool - Full
이 한계는 한글의 모음과 영어의 모음이 서로 1대 1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를 들어, Luke와 Look의 모음을 한글로 대체한다면 모음 /ㅜ/밖에 없다. 하지만 영어에서 Luke는 Long Vowel Sound의 /u/, Look는 Short Vowel Sound의 /ʊ/으로 미묘한 차이의 소리를 구분한다.
2. 줄인 소리들
한국어에는 없는, 영어에는 높낮이의 Intonation이라는 것이 있다. 이 특징은 그래도 합당한(?) 이유가 있는데, 아무 규칙 없이 뒤죽박죽 변하는 모음 소리와는 다르다. 그것은 문장 속에 중심 단어들만 유의해 소리 내는 것으로, 부가설명의 단어들은 과감하게 소리 자체를 줄여버린다. (하지만 소리를 완전히 없애버리진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문장 내 중요한 단어들은 소리 낼 때 한 호흡씩 규칙적인 시간을 준다. 예를 들어, Men과 Wars는 중심 단어로, 원어민은 말할 때 규칙적으로 한 호흡씩 시간을 낸다.
하지만 앞뒤로 붙는 The와 Will 등의 소리들은 미약하게 줄이면서, Men과 Wars를 발음하는 한 호흡에 같이 가져가도록 한다. 이것은 마치 한국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밥 먹었어.
(나) 밥 먹었어.
(나) 밥 (아까) 먹었어.
물론, 내가 밥을 '조금 아까 밥을 먹었음'을 강조하고 싶다면,
밥, 아까, 먹었어.
세 호흡으로 가져갈 수는 있다.
이러한 소리 줄이기 영어 특징은 실생활 대화로 응용하면 아래와 같다.
우측의 Written으로 쓰인 문장들을 로컬들은 좌측의 Conversational처럼 말한다. 실생활에서는 빠르면 더 빨랐지, 아래의 7차 교육과정처럼 절대 대화하지 않는다.
'Hello,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예를 들어, 99 /Ninty nine/ 발음에서 t를 최소한 미세한 d 정도 소리를 내줘야지 Niny nine이라는 발음은 로컬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3. 꼭 짚고갈 자음 Th와 L과 R
규칙 없는 소리를 내거나 축약하는 모음의 특징과는 다르지만, 정확한 영어 소리를 내기 위해 영어 자음 Th와 L, R을 정확히 가져가는 것도 좋다.
Th의 발음은 혀를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껴놓고 소리 내는 원칙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Th의 발음 중 Voiced Th /ð/소리를 정확히 내지 않았던 것을 원어민으로부터 교정받은 적이 있다. 정확한 /ð/소리는 혀를 윗니와 아랫니에 낀 후 예열하듯 /d/ 소리를 먼저 내줘야 한다. 그 뒤 The이든, This이든, They이든, There이든, 예열 소리를 먼저 내줘야 하는 것. 로컬들 귀에는 이런 틀린 소리들이 너무나 잘 들리나 보다.
Voiceless Th/θ/ 소리는 /ð/소리보다 상대적으로 쉽다.
L과 R 소리는 Th 소리와는 별개로 한글 자음 ㄹ때문에 불편할 때가 있다. L을 발음할 때, 본능적으로 받침/ㄹ/소리를 내면서 R 발음을 할 때가 간혹 있는데, 나의 경우 Wall을 소리 낼 때 특히 그렇다. Wall이 아니라 Warr로 발음하는 것. 이 경우 바로 소리를 정정하고 다시 정확한 발음을 한다.
한글ㄹ과 L의 상관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던 모교 영문과 교수 Vook는 L 발음을 할 때 Th처럼 혀를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끼고 소리내게 시켰는데, 이 방법은 매우 신통하다.
정확한 영어 소리 내기, 내려는 노력과 태도는 무척 중요하다. 위 소개한 영어의 특징들을 제대로 알고 인터뷰 전까지 계속 연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