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캐나다 사회의 취업은 인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내 경험으로 예컨대, 두 차이에 따른 취업 난이도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이 주장은 BCIT에서 만난 친구 Fㅇㅇ가 직접 해준 말을 먼저 인용함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
지인 회사 HR의 컴퓨터에는 두 이력서용 폴더가 있는데, 한 폴더는 직원의 Reference를 받은 이력서들은 저장하고, 다른 한 폴더는 그렇지 않은 경우로 인사담당자는 직원들의 추천을 받은 이력서부터 검토하고 인터뷰를 시작한다. 추천이 없다면, 면접 기회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전 회사에서는 전체 이메일을 통해 ‘회사가 현재 구인을 하고 있으니,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라고 전달한 적이 있다. 또한 내가 인맥으로 발휘하여 학교 후배 두 명을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꽂아준* 적도 있으며, 현업 만 5년이 지나 이직을 할 때 지인을 통해 현재 다니는 회사와의 인터뷰를 쉽게 따낼 수 있었다.
이처럼 지원하려는 회사에 인맥이 있다면, 인터뷰는 99% 확정이다. 따라서 지인에게 받은 HR 직통 이메일로 마음 편히(?) 이력서를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지인 추천으로 지원함을 서두에 언급하며 내 간략한 소개와 이력을 이야기 하면 된다.
인맥이 없더라도 캐나다에서 취업은 물론 가능하다. 내가 취업준비생 때 인맥 없이 두 회사로부터 잡오퍼를 받았고**, 함께 공부한 대부분의 친구들과 선후배들도 무난히 취업에 성공했다.
회사를 찾는 첫 번째 방법은 구글맵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도 위 회사들의 위치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은데, 통근 거리와 시간, 통근 수단을 통해 선호하는 회사들을 추릴 수 있다.
이렇게 추린 회사의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지원할 마음이 든다면, 대문의 Career 란을 통해 그 회사가 구인 중인지를 확인한다. 회사에 구인 중인 포지션이 없더라도 이메일 문의를 해도 좋다. 또한 구인공고를 따로 올리지 않고 상시 구인하는 회사들도 있으니, 회사가 마음에 든다면 무조건 대표 메일로 이력서를 내본다.
나는 줄곧 밴쿠버 다운타운에 살았기 때문에 졸업 후 집 근처 회사들을 1순위로 지원, 조금씩 그 반경을 넓혀갔다. 회사 지원 반경을 넓혀간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생각처럼 인터뷰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인데, 취업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동안 지원한 회사의 수도 100 군데를 넘겼다. 이 경험을 빌어, 나처럼 몇 주에 걸쳐 찔끔찔끔 이력서를 돌리기보다 약 100 여개의 회사를 한 번에 지원하길 조언한다.
첫 번째 이유는 회사들이 지원자의 이메일을 꼼꼼히 읽지 않는 듯한 경험 때문이다. 이메일 하나하나에 공들이기 보다는 큰 틀의 커버레터를 하나 만들어두고 지원하려는 회사 이름만 복사 붙여놓기로 바꿔가며 각각의 회사에 지원하기를 제안하고 싶다. 이 경우 하루 이틀만에 50개든 100개든 이력서를 낼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인맥 없이 지원하는 경우 회사와 인터뷰 성사율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총 8개의 회사에서만 인터뷰 회신이 왔고, 그중 한 군데는 이력서를 낸 지 석 달 뒤에 이메일이 왔다. 따라서 이력서 지원 량을 최대한 많이 가져가는 전략을 조언한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이력서를 낸 지 이틀 만에 인터뷰가 잡히고 그날 저녁에 잡오퍼가 들어온 행운의 경우****도 있으므로, 내 경험담만 두고 너무 겁먹거나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주 단위 건축협회의 구인공고 란을 이용하는 것이다.
협회의 구인란을 이용하는 회사들은 사람 찾기에 진심(?)이기 때문에 첫 번째 방법의 회사 대표 이메일에 이력서를 넣는 것보다 인터뷰 성사율이 훨씬 높다. 또한 위 그림 오른편 리스트의 회사들을 클릭하면, 회사 소개와 원하는 인재상이 자세하게 나와있어 인터뷰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BC주 건축 협회는 2024년부터 공고에 연봉 고지가 의무화됨에 따라 희망하는 회사의 지원하려는 포지션의 연봉을 가늠할 수 있다.
위 두 방법을 통해 지원할 회사를 찾았다면, 인사 담당자의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아래처럼 Dear Sir/Madam이나 To Whom it may concern로 이메일을 시작하며 자기소개와 역량, 포부 등을 간략하게 밝힌다.
이메일을 보내고 통상 2주 안에 회사로부터 회신이 없다면, 인터뷰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력서 낸 뒤 1주에서 2주 후 회사 측에 팔로업 문의 이메일을 보내도 괜찮다.
*두 분을 각각 지인 회사와 내 회사에 프랙티컴 인턴십으로 소개해줬는데, 모두 졸업 후 인터뷰 없이 각 회사로부터 잡오퍼를 받았다. 특히, 우리 회사에 취업한 분에 대해 HR과 매니저는 '그를 채용해도 좋은지?' 내 의견을 물었고, 나는 '그의 영어가 조금 부족하지만 그의 역량에 매우 긍정적임'을 강력히 전했다. 회사는 그분에게 영어 교육 프로그램 등을 구상했고, 또 나와 함께 자연스럽게 일하면서 그의 외국어는 향상할 것이라 결론 내리고 잡오퍼(Job Offer)를 전달했다.
**밴쿠버 건축회사:담 회사 편 참고
***2018년 8월 - 2018년 10월 20일
****밴쿠버 건축회사:담 회사 편 참고
다음 편은 인터뷰 준비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