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불태 (1) 직무 이해
해외 현지 회사 인터뷰에 앞서 두번째로 해야 할 일은 '직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면접 자기소개*할 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준비된 구직자'라는 암시를 줌으로써 면접 내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은 지난 포트폴리오 편처럼 신입 인터뷰인지 경력직 인터뷰인지로 나누어 접근해 본다.
*영어 인터뷰는 항상 면접자의 'Tell me (us) about yourself.’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첫 정규직 도전이라면, 자신이 채용될 건축 회사에서 어떤 업무들을 하게 될지 분명히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는 애초부터 신입 구직자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 실무 경력이 전혀 없기 때문인데, 3-5년 투자의 관점으로 졸업생을 채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자가 구직자를 고를 때 그들의 '태도'를 1순위 기준으로 본다. 만약 인터뷰에서 '태도' 기준만 통과한 취준생 또는 잡오퍼를 줄지 말지 망설여지는 피면접자가 있는데, 그들이 면접 중 실무 용어들과 직무들을 틈틈이 언급한다면 이 점은 분명 가산점으로 작용할 것.
그렇기 때문에 학교 다닐 때 교수님이나 선배, 지인으로부터 귓동냥으로 들은 업무들이 있다면, 반드시 그 내용들을 큰 범주로 정리해야 한다. 간접 경험이 없더라도, 구글을 이용하거나 캐나다 BC주의 WorkBC 같은 일자리 정보 플랫폼을 이용하여 건축회사의 업무들을 검색할 수 있다.
해당 직무의 설명을 찾았다면, 출력하여 밑줄을 그으며 여러 번 읽고, 최종적으로는 이 장황한 설명들로부터 핵심 키워드들만 가져가야 한다. 소리 내서 계속 읽어보고 숙달이 되면 상대방에게 말하듯이 읊는 것이 좋다.
유튜브 검색을 통해 실무자가 직접 소개하는 직무나 직업 전문 대학교에서 만든 학과 소개 동영상 시청도 건축회사 실무를 엿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개인의 브이로그는 추천하지 않는데, 기껏해야 개인 책상을 보여주거나 업무 외적인 이야기만 할 뿐, 다른 장르의 브이로그들처럼 직접적으로 컨텐츠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근로 계약서 상 내부 자료를 외부로 가져는 것은 금지하는 조항이 있음.)
직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공부했던 학교의 강의계획서들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은 인사담당자로부터 'How did you find BCIT*?', 'BCIT 학교 시절이 어땠느냐?' 등의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가 된다. '학점 총공세로 악명 높은 학교였지만 재밌었다’, ‘유학생으로 언어의 장벽(Language Barrier)이 있었지만 졸업했다.' 등등 개인적인 대답으로 운을 떼면서 '특히 학교 강의 중 OOO과목과 ***과목이 무척 재미있었다. OOO과목에서는 OOO를 배울 수 있어 좋았고, ***과목에서는 ***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배운 것들을 실무에 써보고 싶다.' 등의 대답으로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
*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강의 계획서는 Course's Outline으로 학교 웹사이트에서 출력할 수 있는데, 모든 과목을 준비할 필요는 없고 실무에 직결된 강의들이면 충분하다. 이 계획서들을 여러 번 읽고, 숙지하도록 하는데 이 연습도 소리 내서 거듭하여 읽고, 최종적으로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처럼 준비한다. 학교 다닐 때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지 못했거나, 시험이나 과제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Fake it till You Make it.'의 자세로 임하도록 한다.
(Fake/'속인다'는 의미보다 인터뷰용 부캐릭터를 만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아래는 BCIT의 Building Code Part 3 강의계획서로 실무에서 직결되는 과목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예로 들어본다.
아래 예시는 건축 디자인 과목의 강의계획서이다.
경력직의 인터뷰 준비는 신입사원 지원보다 훨씬 평이하다. 현재까지 회사(들)에서 일했던 업무들을 모두 리스트화하고, 그 리스트들을 범주화한다. 또는 큰 카테고리를 먼저 만들고 범주들 안에 목록화를 해도 상관없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면, 카테고리는 아래와 같다.
1. Coordination 업무 (협의와 문제 해결)
2. Preparation 업무 (도면 정리)
3. Drafting/Modelling 업무 (Tool 사용과 디테일 도면)
그리고 위 범주들을 실제 저년차 채용공고에 대입해 보면,
빨간 밑줄들에 해당한다.
아래 회사에도 적용해 보면, 역시 빨간 밑줄들에 해당한다.
위처럼 면접 예정 회사의 채용 공고를 하나씩 뜯어보는데, 모든 리스트들을 숙지하고, 각 항목별 면접관의 'OOO 업무는 어떤 프로젝트를 했었는지?', 'OOO 업무에 대해 자신이 있는지?' 등 예상 질문들과 모의 답안을 만들어 여러 번 소리 내서 읽어보고,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처럼 모의 훈련을 하는 것이 경력직 인터뷰 준비의 전부이다.
다음 편은 인터뷰가 잡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下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2) 회사로 위 두 채용공고에 대해 더 이야기해 보며, 인터뷰 준비 방법을 더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