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신입-저년차가 할 수 있는 커리어 성장 일기
해외취업 관련 영어 노트 테이킹과 나만의 커리어 일기에 대해 알아본다.
회사에서 나눠주는 노트는 위 그림처럼 뜯어 쓰는 노트패드가 일반적인데, 종이 한 장 한 장이 실수로 뜯어져 잃어버리기 쉬우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대신에 나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저널(두꺼운 공책)을 사용하는데, 다 쓴 업무 노트는 차곡차곡 쌓여 훌륭한 Architecture와 Architectural Technology 자료 출처(Reference)가 된다.
실제 벌어진 일로 "로비 현관문에 항상 Panic Bar를 설치해야 해?"라는 GC*에서 일하는 BCIT** 선배의 질문에 관련된 노트가 있어서 사진 찍어 보낸 적이 있다.
비상문들 중 가장 마지막 (건물 밖에서 볼 때는 가장 첫) 비상문에 Panic Bar와 Weather Seal을 설치한다. 또한 Occupancy Load가 60명 이상일 때도 Panic Bar를 설치. 하지만 선배의 프로젝트는 현관문이 긴 통유리였기 때문에 심미적 요소를 방해하는 투박한 Panic Hardware를 달지 않고 건축 법규 상 대안***을 찾았다.
*General Contractor 시공업자
**British Columbia Institute of Technology
***Alternative Solution, 줄여서 AS라고 부른다.
노트테이킹은 별게 없다.
매 장 첫 줄은 날짜와 프로젝트 이름을 적는다. 평범한 업무는 서두에 더 적을 내용은 없지만, 미팅/회의 노트 테이킹의 경우 반드시 상단에 표시해 둔다. 추후 업무 중 미팅 때 기록했던 아이템과 특이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노트를 펼칠 때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미팅 때는 귀를 최대한 열어 많이 받아 적으며, 신속하게 키워드들을 리스트 형식으로 간단히 적고, 그림이 필요하다면 빠르게 쓱싹쓱싹 그린다.
내용이 많아 장황해진다면, 회의 후 새 종이에 리스트 형식으로 다시 적어둔다. 우선순위가 있다면, 형광펜을 사용해도 좋고 업무가 완료되었다면 리스트 위에 줄을 긋는다. 업무 중 동료가 내 책상으로 와서 작업 아이템을 준다면, 미팅 때처럼 귀를 최대한 열고 키워드 중심으로 신속히 받아 적어둔다. 또 확인할 사항은 바로바로 묻는다.
Outlook Email로 업무 리스트가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프린트한 후, 내가 담당해야 할 업무들을 하이라이트로 표시, 추후 완료한 업무는 줄을 긋는다. 관련한 아이템들이 있다면 옆에 적어두고, 관련된 질문이 있으면 역시 적어둔다.
리스트 형식이 아니라, 장황한 설명들이 이메일로 온다면 역시 프린트하여 중심문장들을 찾아 형광펜 처리해 둔다. 때때로 10통이 넘는 연이은 이메일*들을 읽어야 할 땐 수능 언어/외국어 영역 독해법이 마음껏 발휘되는데, 매우 신통하다.
*Email Chain, Email Loop라고 부른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 커리어 일기도 별게 없다. 매일같이 회사의 하루 일과를 키워드 형식으로 기록하는 것인데, 유명 운동선수들이 유소년 시절 그들의 연습 내용과 경기 후기를 기록한 축구 일기나 농구 일기를 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커리어 일기용 저널은 노트 테이킹용 저널과 달리 비싼(?) 공책을 권장하는데, 매년 한 권씩, 이것들을 평생 보관할 것이기 때문이다. 달러 스토어의 1달러, 2달러짜리보다 값이 훨씬 더 나가야 소중하게 다루게 됨으로 이 공책에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 하루 일과를 키워드로 리스트 형식으로만 적어둔다.
• 주말이나 쉬는 날/병가를 쓴 날은 공란으로 둔다.
• 동료, 매니저와 대화를 나누다 등장하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실무 아이템과 용어들도 Reference용으로 일단 적어둔다.
• 업무적 대화를 평가해 본다. 동료들과 오갔던 질문과 답변들 중 더 간결하게 묻고/대답할 수 있었는지, 내가 했던 대답들이 명확했는지 등도 간략한 평가 형식으로 적어둔다. - 영어가 두 번째 언어이기 때문에, 이 습관을 특히 많이 들이도록 한다.
• 사수나 매니저의 태도/대응방식도 적어둔다. 누구를 직접적으로 일컫지 않더라도, 그날의 느낀 점을 적는다. 예를 들어, 타인의 똑 부러지는 대답 방식, 선임과 매니저의 미팅 진행방식도 평가해 본다.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하는 것들도 적어둔다.
• 직업 일기 작성 시간은 집 가기 직전에 책상에 앉아서 적거나, 업무 중/회의 후 큼직한 아이템이 나올 때 바로 적는다.
이렇게 쌓인 일과들은 한 달에 한두 번 꼴로 열어 보며, 되뇌고 공부가 필요한 것들은 리스트로 만들어두어 학습을 한다. 단, 학습에 관해서는 의무감이나 부채감이 없도록 하고, 단순히 기록하는데 큰 의의를 둔다. 이렇게 1년에서 2년, 5년, 10년 차곡차곡 쌓인 아이템들과 후기들은 100퍼센트 커리어 성장에 직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