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그를 만났다.

끝까지 함께

by 전진형




꼼짝할 수 없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한다. 밥을 먹는 것도 쉽지 않다.

난 날 도와주는 사람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이제 이 생활을 끝내고 싶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래도 이렇게 가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그를 보길 희망한다.

나의 마음을 알았을까. 나와 함께하는 이들이 나를 잡고 말한다.

“끝까지 함께 하자”


그들은 나를 침상에 누이고, 사람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으며 침상을 든 채 그를 만나기 위해 간다.

얼마나 갔을까. 나를 들고 있는 손은 물집이 잡혀 터졌고, 손에 감은 붕대 위로 진물이 흐른다.


그들은 “다음에 오자”, 또는 “좀 쉬었다 가자”라는 말 따윈 하지 않았다.


굳게 닫은 입술은 바짝 말랐고, 두 뺨엔 땀이 흐르고 있다. 어딘가 불안한 시선이지만 여기저기 살펴보는 눈빛은 단호한 결의가 느껴진다.


그들이 이끄는 침상에 뉘어 이리저리 흔들리는 움직임 속에 하늘을 본다. 수많은 인파 소리와 더디게 느껴지는 시간으로 인해 내 속에서는 자그마한 탄식과 좌절이 올라오고 있었다. 역시 이런 몸으론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 시끄러운 말소리와 함께 크고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진물이 흘렀던 붕대 감은 손은 이제 흙먼지에 뒤덮여 새카맣게 되었고, 곧이어 매캐한 모래먼지가 그들과 나를 덮쳤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난 어느 구멍에 들어가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개를 돌렸을 때


그가 있었다.


그의 얼굴 높이에서 그를 마주하고 눈을 마주쳤다.

이후 그는 지체 없이 고개를 들어 피와 땀과 흙먼지가 범벅이 된 그들을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그를 만났다.


누가복음 5장 18-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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