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 있다네

by 육순달



메기매운탕

나눠 먹을 수 있는

벗이 있다네












이 겨울, 오순도순 둘러앉아 먹는 낯선 메기매운탕... 아직 내게 벗들이 남아 있으므로 팔자에도 없는 두쫀쿠도 맛보고 치킨도 두 군데서나—심지어 쿠폰도 박지 않고—시켜 먹었다네. 하지만 만남 뒤 이별의 숙취는 아직도 어렵기만 하구나.

옛 일본에서는 땅속에 사는 거대한 메기(오오나마즈, 大鯰)가 움직이면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다는데 나는 그만 메기의 분노를 사고 만 것일까. 이튿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계속되는 여진에 마음이 울적하구나. 만남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잠잠한 메기를 들썩이게 하는가. 이제 그만 똥으로 싸버리고 오줌으로 쥐갈겨버려라. 애처론 하이쿠를 써라. 그래도 달팽이 눈처럼 자꾸만 돋는다면 밥을 먹자. 밥 먹을 때 건들지 말라고 말할 수 있도록.




메기는 여름의 계어이지만 겨울에 살이 올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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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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