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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 Hyun Im May 16. 2016

보이지 않는 사랑

결혼 1년 사이에 배운 것들

사람 만들어 줘서 고마워

결혼 1주년 기념일 아침

내가 건넨 첫인사다.


가족 외에 한 사람과 함께 산다는 건

처음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서른이 넘도록 몸에 밴

생활패턴을 서로 맞추는 일부터 시작해서

집에서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지 않는 일 등

서로 익숙해지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생겨난다.


트림이나 방귀를 튼다는 것은

처음 가는 식당에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누워서 TV를 보다가 이불속에서 방귀를 뀌고

이불속이 따뜻해지는 걸 즐기는 일은

이제 지난 추억거리일 뿐이다.






나는 내 몸에 밴 습관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줄 몰랐다.


밥을 먹고 빈 그릇을 싱크대에 가져다주지 않고

하루에 속옷을 두 번씩 벗어 놓는 일

씻을 때마다 새 수건을 꺼내 쓰는 일 등

나의 습관들이 처음엔 아내를 놀라게 했다.

세상에 자연히 생기는 것은 없더라

머리카락이 없는 깨끗한 바닥과

잘 다려진 셔츠

집에 가면 언제나 있는 밥들은

다 누군가의 노력으로 있었던 것들이다.

엄마에게 많이 고마웠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서로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 어떤 일이건

내가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해야 한다.


배려는 그곳에서 온다

내가 하면 상대방이 조금 더 편할 수 있다.



1년 동안 배운 함께 사는 사랑이 그런 것들이라

참 좋다.

오늘도 보이지 않게


내 속옷을 가지런히 개어

서랍에 넣어 두었고


즐겨 입는

하늘색 깅엄 체크 셔츠가

잘 다려져 있다.


아침마다 마시는

우유도 냉장고에 채워져 있다.


고맙다.

여보 앞으로도 이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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