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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애 Aug 25. 2023

파트너의 중요성

첫 해외 댄스 이벤트


웨스트 코스트 스윙을 추면서 소셜 댄스나 잭앤질만 참여한다면 고정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은 거의 없다. 

하지만 클래식(Classic)이나 쇼케이스(Showcase)와 같은 공연을 준비한다거나 강습을 하는 사람들은 고정 파트너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일정 이상의 수준으로 춤을 추는 댄서들이 고정 파트너를 찾긴 하지만, 레벨과 상관없이 스트릭틀리에도 잘 맞는 파트너가 있다면 좋다. 


잭앤질이 누구랑 춰도 잘 추는 사람을 뽑는 대회라면, 스트릭틀리는 파트너가 정해져 있을 때 음악을 얼마나 잘, 재미있게 표현하는 사람을 뽑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잭앤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스트릭틀리는 기본 실력보다 음악을 얼마나 잘 듣는지, 파트너와의 합은 잘 맞는지를 더 보는 편이다. 



그렇다면 웨스트 코스트 스윙에서 파트너와의 합은 얼마나 중요한 걸까? 소셜 댄스에서도 여러 사람과 춤을 추고, 잭앤질에서는 파트너도 랜덤 하게 뽑으니 고정 파트너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잭앤질에서는 상을 잘 받지 못하는데 스트릭틀리에서는 항상 상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누구와 춰도 잘 추지는 못하지만, 특정한 파트너와는 서로의 장점을 살리며 잘 출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합이 잘 맞는다는 데에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다. 동그라미 블록과 네모, 세모, 요철 모양의 블록 등 다양한 모양의 블록들을 다른 블록의 모양에 맞게 끼워 맞추는 것과도 비슷하다. 비슷하게 음악을 듣고, 유사한 스타일의 춤을 춘다거나, 상대방이 추는 춤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거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관계들 말이다. 처음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닳아서 맞게 블록처럼 워낙 자주 춰서 서로의 다음 동작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안 맞는 사람이라면 1+1의 결과가 2가 안 되기도 하는데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1+1이 3 혹은 그 이상이 된다. 잘 안 맞는 사람은 뭘 해도 걸림돌처럼 방해가 된다. 같이 하려는 동작들도 서로 안 맞고 내가 하고 싶은 동작도 못 하게 만드는 것이다. 반면에 잘 맞는 사람은 내 춤을 더 돋보이게 하고 내가 하려는 동작을 도와주면서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잘 맞춘다. 


춤 실력이 늘면 어느 정도까지는 상대방에게 맞춰서 출 수 있지만 합이 맞으면 챔피언처럼 출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잘 추는 사람 중에는 자기와 다른 레벨이라도 합이 잘 맞는 사람을 미리 파트너로 낙점해 두기도 한다. 잘 추는 사람을 찾는 건 쉽지만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파트너 없이 혼자 다닐 때는 스스로 장점을 부각하기 쉽지 않아서 그저 한 명의 댄서였다가, 잘 맞는 파트너를 만나면 날개를 단 듯이 실력이 늘어 명성을 떨치는 경우들을 왕왕 볼 수 있다. 





나는 댄스 파트너를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부르고 싶다. 이미 춤에 빠져버린 이상 춤을 추지 않는 삶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혼자라도 다른 사람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지만 고정 파트너가 있다면 더 발전할 수 있고, 서로 이해하는 파트너와 추면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아직 나에게는 파트너가 없지만 언젠가 춤을 이해하고 함께할 사람을 찾을 거라 희망한다. 




이 글은 "여행에 춤 한 스푼"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일부 글을 삭제하였습니다.

책에 모두 수록하기 어려웠던 사진과 자료, 영상과 관련된 내용은 남겨두었습니다. 

남아있는 글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만 삭제하였지만 전체 글을 읽고 싶으시다면 책은 아래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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