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밤
나는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다. 매일 그날의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5점 이하인 날이 대다수일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은 평소에도 많이 하고 있으니 이 글을 핑계 삼아 마음에 드는 모습을 적어보려 한다.
나는 한 가지에 몰두를 잘하는 사람이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커피 마시는 것도 잊고 두 시간 동안 글을 쓰기도 했고, 서점의 한 코너에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가만히 서서 읽었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려 시간을 쓰는 일도 있지만 매일 아침 마감일과 중요도를 고려해 계획을 세우면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나는 마음먹은 일은 실행하는 사람이다. 지난달부터 기타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등록했다. 학원에선 일주일에 한 번 가르쳐주지만 그걸론 턱 없이 부족해서 일주일에 세 번씩 학원에서 한 시간씩 연습한다. 물론 얕은 마음가짐으로 생각한 일들은 누구나 으레 그렇듯 어부정 넘어간다. 하지만 특정 계기로 '이건 이 날짜부터 하겠다'라고 다짐하면 그날부터 바로 실행한다. 이런 성향 덕에 매일 글쓰기도 어렵지 않게 해내고 있다.
나는 반 발자국 더 나아가는 사람이다. 일하는 환경을 좋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체계 없던 입사자 온보딩에도 관여했다. 온보딩에는 회사와 제품에 대한 배경과 구성원과 친해질 수 있는 미션을 포함했다. 3월에 입사한 인턴분들이 새 온보딩을 경험했는데, 회사 이미지가 좋아지고 유익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지금도 문서화,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함에 대해 집착하다 보면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기준선을 간신히 붙드는 것처럼. 그동안 부족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나를 봤다면 이젠 관점을 바꿔볼 차례다. 내가 잘하는 점을 잘 살릴 직무로 전환해 볼 수도 있고, 내 약점을 보완해 줄 동료와 부담을 함께 지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자신 있게 말하지 않을까. "뭐 어때. 나 정도면 괜찮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