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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an 30. 2024

겸손함이 미덕입니다

위대한 리더의 조건

달이 차오르면 기울게 마련입니다. ‘카리스마’의 시대에서 ‘겸양’의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굳이 잭 웰치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리더라면 저돌적이고 카리마스가 있어야 한다고 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짐 콜린스는 ‘단호함’과 함께 ‘겸손함’을 가지고 있는 리더가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바꾸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신선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후 짐 콜린스의 제언은 아마존의 ‘플라이휠’ 원리에 영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겸손함과 단호함은 얼핏 모순적으로 보입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453개의 <포천 500대 기업> 중 오직 11개 기업만이 위대한 기업으로 남았습니다.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겪고서도 최소 15년간 시장 대비 주가가 3배 오른 경우입니다. 흥미롭게도 11개 기업의 공통점은 최고 경영자가 모두 개인적인 겸손함과 단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조용하고 평화로우며 수줍어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칭기즈칸은 부하들에게 ‘님’이나 ‘주군’이 아닌, 그냥 이름(‘테무친’)을 불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킴벌리 크라크를 위대한 기업으로 만든 최고 경영자 다윈 스위스는 부끄럼이 많고 대중 앞에서는 어색하나 강철 같은 의지를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습니다. 16년간 LG생활건강을 한해도 빠짐없이 우상향으로 이끈 차석용 부회장도 늘 겸손을 미덕으로 꼽습니다.


위대한 리더는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 겸손하지만 단호합니다. 하위 25% 수준에 머물렀던 애보트 CEO 조지 케인은 단호하게 ‘족벌인사’를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케인은 능력 없는 친인척들을 회사에서 해고했고, 불만이 거셌지만 주가가 오르자 곧 불만은 사그라들었습니다. 1974년부터 2000년까지 애보트는 시장 수익률보다 4.5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월그린 CEO였던 찰스 코크 월그린 3세는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레스토랑 사업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킴벌리 클라크 CEO였던 다윈 스미스는 당시 핵심 사업이던 종이 공장을 매각했습니다. 월가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는 밀어붙였고 역량을 미래 사업에 집중해 경쟁사인 P&G를 결국 압도했습니다.


두 번째, 위대한 리더는 ‘창’ 대신 ‘거울’을 바라봅니다. 부진한 성과가 무엇 때문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외부 환경과 불운, 또는 다른 누군가를 탓하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는 이가 있습니다. 전자가 ‘창’을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면, 후자는 ‘거울’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합니다. ‘창’을 바라보는 이들은 공이 생기면 자신에 돌리기 바쁘나, ‘거울’을 바라보는 이들은 같이 일한 동료나 행운에 돌립니다. 공은 나눌수록 커지고, 자신을 들여다볼수록 내면은 깊어집니다. ‘거울’을 바라보는 리더는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위대한 리더는 조직을 위한 최고의 후계자를 양성합니다. 겸손과 겸양을 갖춘 리더는 조직에 대해서는 강한 야망을 가지고 있어서, 다음 세대에도 더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기억되기보다 조직의 강건함이 오래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반면에 자기애에 빠진 리더는 후계자를 자신보다 못한 사람으로 고르거나 승계에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어떤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지가 그 사람의 ‘그릇’을 드러냅니다.


위대한 리더는 이 외에도 몇 가지 원칙들을 실행에 옮깁니다.

1)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일반적으로 전략과 비전을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위대한 리더는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먼저 태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내리게 한 다음 어디로 운전할지를 생각한다.

2)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명심하라. 베트콩 수용소에 7년간 갇혀있던 스톡데일 장군은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되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유지해서 살아남았다. 팩트와 확신, 두 가지를 겸비해야 한다.

3) 플라이 휠의 법칙을 적용하라.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두 번, 다섯 번, 열 번 플라이 휠을 돌리다 보면 임계점을 돌파해 폭발하는 순간이 온다.

4) 고슴도치처럼 행동하라. 여우와 고슴도치가 싸우면 화려한 여우보다 단순한 고슴도치가 백전백승이다. 회사가 가장 잘하는 것, 가장 효과적인 것, 사람들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는 단 하나에만 꾸준하게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버린다.

5) 시류에 편승하지 마라. 신중하게 기술을 선택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대규모 투자를 해라. 유행 같은 일시적인 것에 매물 되는 대신 한 발짝 떨어져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6) 절제하라. 절제하는 직원과 절제된 생각, 절제된 행동이 중요하다. 절제된 직원이 있으면 위계질서가 필요 없다. 절제된 생각이 있는 기업은 관료주의가 생기지 않는다. 절제된 행동이 이뤄지면 지나친 관리가 필요 없다. 절제가 윤리와 결합되면 최고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위대한 리더가 타고난 것인지 학습될 수 있는 것인지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리더들을 꾸준히 본받으며 실천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길이 열릴 것입니다.



<Jim Collins, “Level 5 Leadership: The Triumph of Humility and Fierce Resolve”,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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