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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Feb 01. 2024

동기부여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동기부여는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랜 주제입니다.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최면술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관리, 산업공학, 행동과학 등 다양한 학제 간 연구와 협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많은 논문과 주장, 학문적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애초에 동기부여에 정답이 있기나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본질은 사실 단순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한다면, 그 일을 맡은 직원이 잘 수행하면 됩니다. 만약 그 직원이 해당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한다면 직무를 바꾸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업무를 없애든지, 다른 팀원을 활용하든지, 또는 자동화하든지 세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 일을 맡은 직원이 더 잘 수행하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직원이 일을 더 잘 수행하게 하려면 선택지는 두 개입니다.

1) 업무의 프로세스를 잘 설계하고, 해당 과정을 잘 수행하는지 일일이 감시한다. 해당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면 벌을 내린다. 반대로 잘하면 상을 준다. 만약 개선의 가능성이 보이나 숙련도가 떨어진다면 교육을 수행한다. 그리도 다시 결과에 따라 상벌을 내린다.

2) 해당 업무의 맥락을 잘 설명해 주고, 직원이 직접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지 계획하고, 실행하고, 학습하도록 한다. (Plan-Do-See) 업무의 자율권을 더 주고, 성과를 내면 더 도전적인 목표를 부과한다.


첫 번째 방법부터 살펴봅시다. 어떤 벌칙을 설계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아마도 무한히 많은 창의적인 답이 나올 것입니다. 대표적인 벌의 방식은 ‘물리적 처벌’입니다. 업무에 집중하지 않으면 채찍질을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 방법입니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 이는 도덕적이지도 합법적이지 않아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방법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망신을 주거나, 막말을 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이 실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처벌만으로 해당 업무를 하게는 할 수는 있으나 더 잘하게 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이를 당하는 팀원들 역시 교묘하게 욕은 먹지 않으면서도 업무 성과를 떨어트릴 방법을 찾아낼 것입니다.


상은 즉각적이고,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는 정책적 변화입니다.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지속적으로 임금을 올려주고, 복지후생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직원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직원들의 얘기를 경청해 주는 전문 상담사를 고용하기도 합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고, 기업들은 다양하게 실험해 볼 것입니다. 문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실제로 동기부여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상벌 방식은 단기적 성과에 그칠 뿐, 항상 한계에 봉착해 왔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애초에 누군가가 타자를 인위적으로 동기부여하겠다는 생각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유의미한, 하지만 도전적인 과제를 설정한 후, 1) 그 업무를 수행할 인재를 잘 고르고, 2) 그들에게 자율권을 주고, 3) 방해 요소를 적절하게 제거해 주고, 4) 성공할 경우 더 도전적인 업무를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5) 이 모든 과정을 전반적으로 관찰하고, 적절한 시점에 피드백 또는 도움을 주는 역할로 관리자의 역할을 재설정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방법이 직무에 대한 기계적이고 수평적 접근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직무에 대한 수직적이고 입체적 접근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직무충실화 방법론으로 설명됩니다. 모든 업무에 직무 충실화 방법론을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단순 업무가 아닌 정말 중요한 업무라면, 두 번째 방식을 따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입니다. 사람은 애완견처럼 훈육의 대상이 아닙니다. 짖지 말라고 소리 지르거나, 잘했다고 엉덩이를 토닥이거나 먹이를 주는 방법은 애초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율성을 주고, 권한이임을 하고, 성과에 대해 책임을 온전히 지게 하되, 신뢰를 보이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유일무이한 동기부여 방법입니다.


따라서, 칭찬, 벌, 현금성 보상 따위는 잊어야 합니다. 


동기 부여의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것뿐입니다.


<Frederick Herzberg, “One More Time: How Do You Motivate Employees?”, Harvard Business Review (January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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