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빅테크 BAM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바이트댄스, 앤트그룹, 메이투안

by 경영로스팅

중국 테크 업계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15년간 절대 강자였던 BAT(Baidu, Alibaba, Tencent) 대신 BAM(Bytedance, Ant Group, Meituan)이 새로운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AI 서비스 경쟁이 플랫폼 규모나 기술력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BAT와 BAM의 차이는 명확하다. BAT는 바이두의 검색, 알리바바의 쇼핑몰, 텐센트의 메신저처럼 뚜렷한 영역을 구축했다. 사용자는 목적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찾아갔다. 반면 BAM은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파악하고 선택 과정을 최소화하는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

BAM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시대의 핵심 영역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숏폼 콘텐츠로 ‘즐거움’을, O2O 서비스로 ‘편리함’을, 핀테크로 ‘안전함’을 제공한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인지 부하 최소화’라는 철학이다. 무엇을 볼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투자할지에 대한 선택을 AI에게 위임하도록 만들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에서 ‘선택 피로’를 해결했다. 사용자는 검색하지 않고 그냥 스와이프만 하면 된다. 메이투안은 앱을 열면 날씨, 시간, 위치를 종합한 추천이 이미 떠 있게 만들었다. 앤트그룹은 AI가 개인의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금융 선택지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1) 한국의 숏폼 콘텐츠 시장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이 지배하고 있다. 네이버의 치지직과 비글루의 숏드라마 플랫폼이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그나마 웨이브, 티빙 같은 토종 OTT 기업들이 이 영역에서 의미 있는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카테고리와 검색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 O2O 분야는 더 활발하다. 카카오모빌리티, 배달의민족, 쿠팡이 각각 AI 기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도착 시간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배민은 날씨에 따른 메뉴를 추천한다. 하지만 메이투안처럼 모든 생활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통합성은 부족하다.

(3) 핀테크는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토스는 가계부 데이터로 개인화된 투자 상품을 추천하고, 카카오페이는 소셜 데이터로 신용을 평가한다. 네이버페이는 쇼핑 패턴과 연계한 소비 예측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각자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앤트그룹처럼 금융을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한국 기업들의 한계는 여전히 ‘기능 추가’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선택지를 늘리는 데 집중하지만 AI 시대의 승자는 오히려 선택지를 줄이는 기업이다. BAM이 강력한 이유는 맥락적 이해에 있다. 바이트댄스는 감정 상태를, 메이투안은 생활 패턴을, 앤트그룹은 경제적 상황을 파악한다.

한국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연결의 상상력’이다. 네이버가 멤버십 플러스로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지만 AI 기반 연결은 부족하다. 카카오페이 결제 후 배민 추천이 뜨고, 카카오택시 이동 시 목적지 정보가 나타나는 지능적 연결이 필요하다. 개별 앱 성능보다 앱 간 경계를 허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위임이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LLM 경쟁이 검색 엔진을 대체하고 있지만, 그 너머에는 서비스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사용자들은 아직 AI에게 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것을 주저한다. 점심 메뉴 추천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진정한 승부는 기술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편의’에서 갈릴 것이다. 사용자가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AI가 미리 준비해 둔 최적해를 받아들이는 경험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선 ‘예측적 서비스’의 영역이다. BAM의 실험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진짜 혁신은 사용자조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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