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 ID 제도의 명암

AI 시대 데이터 축적 vs. 통제 강화

by 경영로스팅

중국은 7월 15일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ID 제도를 시행한다. 공안부와 인터넷정보판공실 등 6개 부처가 주도하며, 실명·얼굴·휴대전화 정보를 바탕으로 온라인 신분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웹사이트와 앱 접속은 물론, 행정·금융·의료 서비스 이용까지 이 디지털 ID 하나로 처리된다고 한다.

반복되는 개인정보 입력이나 중복된 KYC 절차 없이, 하나의 디지털 키로 다양한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 편의성과 기업의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최소 필요 원칙”에 따라 불필요한 정보 수집을 억제하고 암호화된 인증만 제공해 보안성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이 제도는 중극 국가 차원에서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AI 경쟁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고정밀 실명 데이터가 통합되면,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력은 물론, 산업별 AI 모델 학습 효율도 높아진다.

그러나 이 제도는 동시에 통제의 확장으로도 읽힌다. 디지털 ID는 기술 기반 행정이 아니라, 감시 체계의 핵심 열쇠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개인정보를 익명화한다고 주장하지만, 얼굴·행동·위치·검색 기록이 실시간 분석되는 구조에서 익명성은 사실상 무력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티벳·신장 등 소수 민족 지역에서 감시의 수단으로더 활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티벳 주민들은 경찰이 요구하는 감시 앱을 강제 설치당하고, 삭제 시 재설치를 요구받는다. 앱은 사진, 위치, 음성 데이터를 경찰 서버로 실시간 전송하며, 단순한 ‘사기 방지’라는 명분을 넘는다. 티벳어 콘텐츠는 검열되고, 문화 행사나 종교 모임도 통제 대상이 된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 제도가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명백히 침해한다고 경고한다. Article 19, CHRD, 휴먼라이츠워치 등은 특히 얼굴인식·DNA 수집·메시지 검열이 구조화된 억압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에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국제 기준의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기술적 효율만으로는 시민의 권리를 정당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 내부에서도 비판은 존재한다. 일부 언론은 개인정보 보호의 실질적 기준과 집행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고, 법학자들은 헌법상 권리와의 충돌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 제기는 온라인에서 곧바로 검열되거나 삭제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디지털 실크로드’를 통해 통합된 데이터 체계를 전파하려 하고 있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및 남미 일부 국가는 비용 절감과 행정 효율을 이유로 이를 도입하고 있다. 데이터와 통제 방식의 수출은 곧 정치 질서의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 수출의 형식을 띠지만, 본질은 통치 구조의 외연 확장이다. 인증 체계와 감시 인프라가 결합된 중국식 디지털 ID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적 규범으로 작동할 것이다. 감시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닌, 감시를 정당화하는 서사가 포함돼 있다.

디지털 ID는 효율성과 감시, 신뢰와 통제, 혁신과 억압 사이에서 존재한다. AI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의 축적일지, 통제 강화일지에 대한 해석은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가지 질문은 피할 수 없다. 데이터를 둘러싼 윤리의 경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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