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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로스팅 Jan 21. 2023

기로에 선 CJ ENM

'피프스시즌'과 '티빙'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CJ ENM은 23년 1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기존 9개 사업본부를 5개 사업본부로 개편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본부장-국장-부장-팀장’의 4개 직책자 구조에서 국장을 없애고 ‘본부장-부장-팀장’으로 간소화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이 과정을 통해 15-20% 수준의 인력 절감을 추진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사업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최근 인수한 미국 ‘엔데버 콘텐츠’의 성과가 긍정적이지 않은 반면, 티빙 오리지널 제작을 위한 제작비에만 수천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CJ ENM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이 전체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CJ ENM은 음악, 영화, 미디어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커머스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각 사업부는 순탄하지 않은 고난을 겪어왔습니다.  

미디어 사업부는 TV광고 시장의 반등과 유튜브 등 디지털 매출의 성장이 시작되는 듯했으나, 티빙 오리지널 제작 확대와 2022년 미국 피프스 시즌(구 엔데버)의 적자가 연결로 인식되면서 적자가 커지고 있습니다.    

커머스 사업은 코로나로 홈쇼핑의 성과가 좋아지는 듯했으나, 매출의 50%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높은 송출수수료로 수익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음악 사업부는 2019년 ‘프로듀스 101’의 ‘투표 조작’ 사건으로 방송 제작의 공정성을 현저히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아직도 여파가 남아 있습니다.

영화 사업부는 2019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나, 코로나의 영향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분기별 영업이익은 ‘21년 3Q 10%대 수준에서 ‘22년 3Q에는 2%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 고민은 미국 ‘피프스시즌(구 엔데버)’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CJ ENM은 미국 ‘피프스 시즌(구 엔데버)’을 미국 현지에서 자사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2년 1월 약 9,3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피프스 시즌’은 '라라랜드'와 같은 영화뿐 아니라 '킬링 이브', '파친코' 등 드라마도 제작, 유통, 배급한 경험 있는 콘텐츠 제작사입니다.


문제는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등 단기간에 실적 개선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CJ ENM은 2023년 피프스시즌과 협업을 강화하고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여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나 증권가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티빙은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중에서는 사용자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티빙은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KT 시즌과도 합병을 완료했습니다. 2022년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과 같은 2030 여성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작품도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문제는 적자입니다. 오리지널 제작 예산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2022년 약 5천억 원을 투자하면서 15편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공개했습니다. 작품당 평균 350억 원가량을 투자한 셈입니다. 오리지널 투자를 강화해야 하는 OTT 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려운 갈림길입니다. 그 결과, 2022년 한 해만 콘텐츠웨이브, 티빙 각각 약 천억 원에 해당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와 함께 금리 인상으로 인한 투자 경색으로 어려움은 더욱 배가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확대 역시 간과할 수 없으니, 이래 저래 없는 살림에 써야 할 곳은 많아지는 셈입니다.




CJ ENM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엔터테인먼트나 커머스의 산업 전문가가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가 새로운 CEO로 임명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새로 임명된 구창근 대표는 과거 올리브영과 푸드빌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적자 사업에 대해서는 분할, 매각, 상장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을 수행해 왔습니다. 구창근 대표가 CJ ENM에 임명된 후 가장 먼저 수행한 업무 중 하나가 조직 부서 통폐합이고 직책자수를 20% 정도 감소시킨 것도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수행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앞으로 CJ ENM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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