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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Jan 24. 2024

취미 도예하면서 다이소 그릇 10년차

10년간 다이소 밥그릇으로 밥을 먹었다. 자취를 시작할 때부터 쓰던 그릇이었다. 하얀색의 무늬없는 매끈한 직선 모양이었다. 유행타지 않은 모양이라 질리지도 않았다. 요리에 큰 관심이 없어서 그릇 욕심도 없었기에 누가 선물해주거나, 고향 집에 남는 그릇이 있으면 챙겨오곤 했다. 그릇들이 찬장에 옹기종이 자리잡아 갔다. 이사를 세번이나 하는 동안에도 늘 버리질 않았다. 그리고 동생이 독립을 하면서 우리는 그 그릇마저 나눠가졌다.


제법 쓸만한 그릇을 만들기 시작한 건 물레를 배우기 시작하고부터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로 손작업을 해왔다. 그때에도 밥그릇, 국그릇 따위를 만들어 봤는데 영 손이 가질 았았다. 손작업 특유의 표면이나, 유약색깔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실력 때문인지 다이소 그릇의 2배는 무거웠다. 가마에서 나오면 꼭 누군가에게 내 그릇을 자랑하고 싶어지는데 이 밥그릇은 애물단지가 됐다. 


그리고 이제야 물레 찬 그릇들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밥그릇도 도전해볼만 했다. 어떤 모양을 고민하다가 몇달을 보내고, 남아있는 밥 그릇 세개가 전부 이가 나가버렸다. 그리고 최소 2개는 마음에 들기 위해서 6개를 성형했고, 하나는 정형하다 망쳤다. 아직 5개가 살아남아 가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 공방 선생님께서는 다이소 그릇을 쓰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절실하게 듣게 됐다. 취미로 도예를 하다보니 다이소 도자기 그릇의 가격이 터무니없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다. 가격 절감을 위해서는 유약과 색소, 흙, 소성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를 끼칠 수다는 생각이 납득이 갔다. 


제조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없거니와 중국산 저가 도자기에 대해 신뢰하긴 어렵다. 그래도 사용해야한다면 꼭 그릇의 뒷면을 뒤집어 스티커를 봐야한다. 오븐과 전자레인지 사용, 전자레인지에서도 조리는 안된다는 점을 숙지하고, 안전검사 등의 표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지금은 10년전과 다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직접적으로 닿는 그릇은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나는 이제라도 안심할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 사용해서 다행이지만 대학생이라서, 돈이 없었기에, 20대의 어린 나처럼 아무거나 그릇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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