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울 Feb 22. 2024

배드민턴은 불륜의 온상이라던데

취미담론

무언갈 취미로 한다고 했을 때, 그게 불륜의 온상이라던데?라는 말을 참 쉽게 하는 것 같다. 그 자리에서는 '하하 그런 말 많이 하더라고요'라고 웃어넘기지만 누가 통계라도 내줬으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주변인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산악회 불륜' '골프장 불륜'처럼 배드민턴도 그런 가십에 휘말리는 스포츠인 것이다. 


"그런 사람 눈에는 그런 것만 보인다"라고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 생각을 고쳐줬으면 좋겠다. (그게 더 어렵겠지만) 누군가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때 '불륜의 온상지'라는 이야기를 하면 그게 재밌나? 


따지고 보면 불륜이 일어나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런 위험을 전부 다 피하고 싶다면 회사도 다니지 말아야 한다. 고전적인 산악회 말고도 러닝클럽, 수영, 헬스, 독서모임, 종교생활, 갖가지 스터디 등 온갖 곳에서 불륜사례가 네이트판에서 넘쳐난다. 


적어도 나는 운동하면서 남이 불륜을 하건 말건 관심이 없다. 내 시간에 오는 수강생들은 인사만 나누지 잡담할 시간도 길지 않다. 당연히 누가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다. 실체도 없는 그 의미 없는 말들이 피곤하다. 오늘 또 들었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을 시작하기 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오면서 시작하는 데 조금 걸림돌이 되었다. 관심 없는 연애나 불륜 사건에 휘말리거나? 그런 불편한 사람들과 지내는 게 운동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이야기로 걱정했던 것이다. 지인 중에는 불륜의 온상지라 '골프는 절대 안 돼!'라며 여자친구에게 절대 금지시키는 사람도 보았다. 불륜하고 싶은 사람들이 스포츠 하나 막는다고 될 일인가. 스포츠에 억울한 별명들을 지우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찍 자면 야식은 못 먹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