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퀴닝, 한승태 작가
뭐라고 감히 감상평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은 글을 읽었다. 르포작가 한승태가 직접 경험한 일이었다. 꽃게잡이 배를 탔다고? 처음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이 어떻게 잡히는 거지?
흥미진진했다. 가끔 비슷한 영화가 떠오르고, 험한 욕을 지껄이는 배우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읽었는다. 그러다가 점차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저자가 걱정됐고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을 감히 안타깝게 느껴졌다.
뱃일을 그만하기 위해서 목숨 걸고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들일 보면 여기가 북한인가 싶었다. 이와중에 마케팅그루 세스고딘은 '서비스업'이 뜬다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를 제공 하라며 외치니 혼란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엄마의 요리인 꽃게탕. 그걸 이제 편안하게 먹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마저도 치졸한 게, 내가 할 수 있는 게 고작 마음 같은 잠깐 불편한 감상뿐이다.
어쩔 줄 모르겠다. 도서관에서 대여한 이 책을 헐값도 아닌 공짜로 읽었다는 사실만큼은 감추고 싶다. 얼른 알라딘을 열어 그의 책 3권을 주문했다. 이걸 최선이라 여겨본다. 나머지도 읽게 되겠지만 왠지 염탐하는 기분이랄까. 소설이 아니라서 그런지, 불편한 진실이 널려있다는 게 진짜 불편해.
한승태 작가는 지금 한겨레에서 '노동'에 관해 연재하고 있다. 이제 그가 경험한 것을 넘어 타인의 경험도 써 내려가고 있다. 그의 문체가 마음에 든다. 어떠한 평가 없이, 어떤한 평가도 상관없다는 듯이 써 내려가는 글. 잃을 게 더 이상 없는 사람의 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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