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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태도가 밥먹여준다.

#세일즈 바이블


# 주치의 선생님의 정년퇴임 vs. 새로운 의사선생님 

병원에 주치의 선생님의 정년퇴임으로 새로운 전문의로 변경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러고보니 10년 이상, 오래 뵈어온 주치의 선생님이 언제부터인가 흰머리 가득 그리고 더욱 온화한 미소로 맞아주셨던 기억이 떠 올랐다. 


새벽 일찌감치 피검사를 하고 1시간을 기다려 새로운 의사 선생님을 알현했다. 멀리 있는 선생님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나의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 내 상태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것 대신, 바로 내 쪽을 향하며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세요’라고 말씀 하신다. 흠… 


10년여를 그리했듯 평소 같으면, 검사 결과를 보이는 모니터를 꼼꼼히 살펴보시고 굵직한 카테고리별로 영역을 언급하시면서 좋거나 혹은 안 좋은 것에 대해서 우선 간략히 브리핑해주시고 다음으로 지난 1년여 간의 변화추이를 또 한번 살펴봐주신다. 그리고는 요즘 본인이 느끼는 상태나 특이한 증상이 있는지를 물어보시고 없다면 다음 정기일정을 간호사와 협의할 것을 언급해주신다.  

 

훅~ 들어온 질문에 순간 넉 놓고 있던 나는 잠깐 머리를 흔들며, 마침 최근들어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에 대해서 물었다. 내 질문을 들은 선생님은 잠깐이라도 생각하는 시간 없이 바로 ‘그 증상은 현재 환자의 질병과는 관련이 없어요’ 라고 아주 짧게 마무리하신다. 흠… 


예전 선생님으로부터 아주 오랜기간 진료를 이어 왔던터라 그런지? 순간 뭔가 답답한 심정이 들었다. 마치 고구마먹고 물을 안마신 느낌이랄까?...! 답답한 마음 한켠에서 예전 주치의 선생님이 목소리가 들리는 듯, 온화한 얼굴이 떠 올랐다.  


# 예전 선생님이었다면…? 

같은 상황에 예전 선생님이었다면 ‘지금 환자가 불편해하는 이 증상은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질병과는 관련이 있다 혹은 없다’는 말씀을 해 주셨을 것이다. 어쩌면 다른 질병과의 연계성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학과 협진도 연결해 주셨을 것이다. 물론 협진의 가능성이 있는 상황 이야기고, 정말로 그렇지 않은 상황일 수 있으니 내 생각의 나래가 ‘오버’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하나는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한 증세에 대해서 귀귀울여  들어주셨을 것에는 틀림이 없다 내 경험에 따르면! 


실제로 나의 경우, 현재 간과 갑상선 질병이 큰 범주로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선생님 설명으로 알게 되었다. 현재는 아니지만 내 손과 마디 모양으로 봤을 때 같은 큰 범주안에 있는 질환인 류마티스로 확대되는 케이스가 가끔 있으니, 한번쯤 류마티스과의 전문가를 만나 증상을 살펴보고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아볼 것을 권고해 주셨고 예약도 연결해 주셔서 덕분에 좀 더 큰틀에서 정기적으로 관리하게 되었다.


# 그 선생님을 만났던 과거의 나, 참으로 운이 좋았던거구나!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동시에 '나는 주치의선생님 복이 엄청 좋았던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동안 주치의 선생님 덕분에 내 몸에 대해서 숲을 보면서 나무를 가꿔갈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한 일반적인 사람들은 의사선생님을 만나면 그 선생님이 진료를 잘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에 대해서 알 방법이 많지 않다. 그저 짧은 대화와 질병의 진행상태로서 그것을 간음할 뿐이다. 


그러나 아이가 주보호자와의 대화와 이해로부터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그로써 밝고 건강하게 자라듯이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환자는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내 질병에 대한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적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게 함으로써 그 과정에 안정감을 느낄 때 증세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과학적 근거를 추가 예정) 


# 태도가 밥먹여준다.

그렇다 태도가 밥먹여준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질병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두려운 마음에 대해서 입장을 바꿔서 이해할 수 있다면 좀 더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환자의 막연하고 막막한 그 마음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질병에 맞게 물리적인 치료와 처방을 하는 것이 1차적인 의무이다. 그러나 더 나은? 적어도 환자입장에서 더 나은 의사선생님은 ‘환자 입장’에서 알아 듣기 쉬운 용어로 친절하게 설명할 줄 안다. 질병으로 인한 환자의 우려와 공포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나의 주치의로 돌아가보자. 나의 전 주치의 선생님은 나의 질병에 대해서 진료와 처방 외에도 나, 환자가 질병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곤 했다. 덕분에 나는 ‘이렇게만 하면 되는구나!’ ‘내가 치료와 관리를 잘해 나가면 좋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안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구체적인 가이드에 따라 행동을 바꾸고 변화를 가져가는 중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의 질환에 대응해 나가는 중이다. 


# 세일즈로서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세일즈로서 고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에게 있어 새로운 제안은 ‘변화’를 뜻한다.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고객은 기존과는 달리 새로운 방식의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상품을 사용하는 과정이 곧 ‘변화’의 과정이다. 


세일즈로서 고객에게 어떤 제안을 할 때는, 제일먼저 고객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을 하면 좋고 그리고 고객은 왜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구매 즉 변화 해야하는지? 어떻게 사용/활용하면서 또한 변화 해야 하는지? 변화과정은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면 되는지? 이러한 전반의 수용 즉 변화과정에 관리는 또 어떻게 관리 해 나가야 효율적인지?... 에 대해서 고객의 눈 높이로, 고객의 관점에서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과 가이드가 필요하다. 


세일즈들은 자기 상품/서비스를 설명할 때 좋은 측면만 강조해서 설득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좀 더 나은 주치의처럼, 좀 더 현명한 세일즈라면 나의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역지사지 하는 마음으로 개인과 조직의 변화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저 판매가 아닌, 기회이자 두려움이 될 수 있는 ‘변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좀 더 친절한 태도로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내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세일즈와는 ‘그저 판매’ 이상의 ‘파트너십’을 만들게 되고 이런 흐름 끝에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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