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2022년 5월 31일
코로나 이후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처음으로 겪어 보는 상황들 속에서 당황하였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여행을 코로나의 기간 동안 갈 수 없었습니다. 해외 여행이 이제는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졌지만, 저의 마음 한 편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저의 몸과 꾸역 꾸역 버티고 있는 현재 저의 경제적 상황들이 여행에 주저하게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의 솔직한 내면들과 새로운 모습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솔직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매 순간 새로운 나로서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여행을 떠나야 그럴 수 있는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의미로 여행을 하지 않고도 자기의 모습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 보기 좋습니다.
여행을 통해 어느 정도 거리가 생겼을 때 나에게 주어진 조건들과 나의 모습들이 사랑스러워보인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지금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그 생각을 잠시 멈추고, 자기만의 호흡인 들숨과 날숨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힘들어하는 나와 약간의 거리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 거리감 속에서 나를 바라본다면 분명 가엾고 애쓰는 그렇지만 사랑스러운 나를 발견할 수 있을겁니다.
처음은 베트남으로 향합니다. 베트남에서 보름 정도 머문 뒤, 발리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마치 해외를 처음 나가는 듯한 미지에의 설레임과 함께 여행을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불안이 함께 다가옵니다. 설레임과 불안은 만남과 이별처럼 하나의 쌍입니다.
그동안의 여행이 저에게 알려준 것이 있다면, 여행은 가장 내밀하고 솔직하게 저의 느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