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또가 로또냐." 인생 역전은커녕 필요한 집 한 채 사기에도 벅찬 금액인데. 요즘은 주식이나 비트코인이 인기라지만 로또는 그래도 로또다. 로또는 지난해 하루 평균 1300만 장씩 팔리면서 역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희망이 필요한 것이겠지. 그래서 그런지 유튜브를 보면 로또 분석 영상들이 많다. 로또 번호를 분석해서 당첨 예상 번호를 조합해 주고, 로또 당첨 노하우를 공개한다. 심지어 유료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이걸 보고 있자니 웃기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다.
확률은 우리에게 직관적이지 않은 개념이다. 잔에 담긴 우유를 보면 '1/2'이라는 양이 직관적이겠지만, 그것이 확률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사위를 생각해 보자. 주사위를 굴려서 3이라는 숫자가 나올 확률은 1/6이다. 하지만 그것은 확률일 뿐이다. 6번 굴리면 한 번 정도 숫자가 나올 거라는 '기대'일 뿐, 꼭 그렇다는 건 아니다. 주사위를 정말 많이 굴리면 여섯 번에 한 번꼴로 숫자가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아무리 굴려도 3이 안 나오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확률은 우리에게 확 와닿지 않는다. 810만 분의 1이라는 로또의 확률이 얼마나 낮은 가능성인지 느껴지지 않는다. 그 넓은 미국 땅에서 1년 동안 벼락에 맞을 확률이 240만 분의 1이라는데. 이런 비교 수치가 있어도 체감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우리는 '난 당첨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회차에도 누군가는 당첨이 될 테니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 당첨금은 수많은 사람이 당첨되지 않은 결과라는 걸 외면한다. 지난주에 샀다가 구겨버린 로또 종이를 기억하진 않는다.
반대로, 과거의 경험을 맹신하기도 한다. 로또는 그때그때 뽑는 것이다. 각각의 뽑기는 서로 전혀 상관이 없다. 우리는 이를 알면서도 자주 나오는 번호 위주로 조합을 하거나, 반대로 한동안 나오지 않은 번호가 이번에 나올 때가 됐다고 착각한다. 심지어 어쩌다 숫자가 잘 맞으면, 그때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려고 한다. 그날 꾼 꿈, 그날 먹은 음식, 그날 입은 옷, 그날 했던 말과 행동.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무언가가 영향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걸 똑같이 재현하면서 당첨되길 바라는 것이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미신이다. 확률은 분명 수학이고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로또는 그냥 운이다. "로또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떼는 세금이다." 미국의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의 말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세금을 바쳤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