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Sinclair
호모 루덴스 (Homo Ludens)
: 유희적 인간, 삶의 재미를 찾고자 하는 존재
삶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이 본능에 자유로운 현대인은 얼마나 될까요?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현재를 참아내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
지금의 즐거움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버리고 즐거움만을 탐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삶의 적당한 즐거움을 느끼고 나눌 수 있는 여유를 바랄뿐입니다.
아마도 마음의 여유가 더 갈급하겠지요
그런데, 여유가 생기면 뭘하고 싶으신가요?
설마 무엇을 해야 즐거울지 모르시는건 아닌가요?
그렇다면 시간과 여유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를 돌아보며 나를 관찰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주는 작은 시간이라도 나를 위하여 마련해 보세요.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몰랐던 나를 만나는 시간으로...
What do you think about it?
I think,
저와 함께 살고 있는 두 아이는 요즘 종이접기와 마인크래프트에 흠뻑 빠져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게임 안에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해가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3~4시간은 금방입니다. 배고픔도 있고, 쪼그려 앉은 다리의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한 아이는 유튜브와 책을 보며 색종이 접기에 한창입니다. 거실은 온통 알록달록한 색종이로 가득차 있고, 종이로 접은 팽이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저의 입장에서는 다소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마인크래프트 속에 창조되고 있는 아이의 가상 세계와 날로 정교해지는 색종이의 변신이 두 아이를 즐겁게 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몰입하고 싶은 것이 있고, 그것에 흠뻑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합니다.
요즘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 가늘줄 모르고 몰입해본 경험이 언제인가?
쉽사리 멋진 대답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오랜 시간 끝에 떠오른 유희가 고작 2시간 남짓한 영화를 보는 것이라니 괜스레 우울해집니다. 분명 일주일을 꽉 채우며 바쁘게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딱히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 없는 삶인 것 같아 허무하고 속상합니다.
지난 점심시간에 식사 후 돌아오는 길에 만난 봄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문득 떠오릅니다. 잠시지만 꽤 괜찮은 기분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무 찰나여서 잊었던 것일까요? 이젠 바람만 쐬어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삶의 작은 즐거움을 찾는데 애를 써야겠습니다.
하루 중 나의 즐거움을 위한 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해놓고, 아무런 방해받지 않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특별할 것이 없어도, 나를 위한 시간을 내가 만들었다는 것이 즐거울 수 있는 첫 출발이 아닐까 싶습니다.
From. Your Dem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