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당연하지 않은 오늘 하루.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이런 문장을 보았다.
남편을 떠나보낸 뒤, 한 여자가 적은 짧은 글이었다.
“소중한 이가 아침에 나갔던 문으로
매일 돌아오는 것.
그건 매일의 기적이었네.”
그 말을 듣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건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어딘가에서는 잊은 채 살아간다.
건강하면 괜찮을 것 같고,
문제없이 살다 보면 오래 살 것 같고,
오늘과 같은 내일이 계속될 것처럼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그 모든 착각을 조용히 깨뜨린다.
나에게도 그랬다.
아빠의 죽음 이후로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삶 위에 놓여 있는 현실로 바라보게 되었다.
오늘이라는 하루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쉽게 끝날 수 있는지,
그 사실이 마음 깊이 자리 잡았다.
그래서 때로는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무사히 돌아올지 걱정이 되고,
내가 먼저 떠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시선을 옮긴다.
내가 붙잡고 있던 불안을 내려놓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시간 위에
나를 맡겨본다.
죽음은 여전히 두렵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오늘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무게를 가진다.
아침에 나간 사람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
그 평범한 하루가
이제는 기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말해본다.
이 하루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