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태욱 Jan 30. 2019

PORTO. 20

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1-

슬슬 파리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준비를 하면 할수록 나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포르투가 그리워지려고 한다. 정말로.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프랑스 도착을 이틀 앞두고 있다. 관광지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건데, 괜히 one of 관광객s가 되는게 싫어서 별로 내키지 않는 이 심보는 도대체 뭘까. 내가 어딜가든 여행하러 온 관광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데 말야. 또 구석진 골목이나 사람들이 모를만한 이상한 곳을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 참 나답단 생각을 한다.


Early

Rua dos Bragas 374, 4050-122 Porto


Vodafone

Shopping Cidade do Porto Lj. 007, R. de Gonçalo Sampaio 350, 4150-365 Porto




2-

그리울거야 포르투야.


402번 버스

Teixeira Pascoais -> Boavista (Bom Sucesso)





3-

3주에 걸쳐 포르투갈 전통 타일 만드는 수업이 끝났고, 드디어 오늘 결과물을 받았는데 내가 예상했던 모양이랑 너무 달라서 살짝 당황했다. 선생님도 살짝 당황한 눈치였지만, 열심히 이 작품의 오리지널한 포인트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타일을 구우면 구울수록 점점 더 못생겨지는 느낌. 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하나밖에 없는 기념품이니까 이뻐해주자. 의도한건 아니지만 두 번 구워지면서 표면에 비늘같은 패턴이 생겼는데 그래서 작품명은 초록 물고기.


Brâmica

R. Santo Isidro 181, 4000-075 Porto





4-

집 앞 슈퍼가면 계속 흘러나오는 'Froiz the supermacado~'  이 것도 그리울 것 같아 흑흑. 한국으로 따지면 이마트송 같은건데 흠.



5-



이 곳에서의 삶을 꽤나 성실하고 집요하게 기록했다. 매일 먹고 놀면서 쌓인 영수증 파우치가 이미 가득 찼고, 당장 사지 않으면 영영 후회할 것 같았던 물건들이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3주에 걸쳐 완성된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포르투갈 전통 타일이 있고, 전통시장에서 느꼈던 희열감을 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열심히 주워담은 시장 굿즈들이 있다. 처음 본 대서양 밤바다가 너무 좋았고, 집 가는 길에 바닷가에 있는 모래도 주워 담았다!


그래서 사실 기념품 살 마음이 없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는 여행이었다. 그래서 소소한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수집했던게 나중에 더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되지 않을까. 사소한 것들이 나중에 더 짙은 기억으로 남을 때가 물론 있지만, 대개는 그냥 휘발되어버리기 쉬우니까! 매일 브런치에 일기 썼더니 글도 점점 나아지는 느낌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잘 했다 태욱이. 후회 없는 포르투에서의 3주였어. 짝짝짝. 


6-

Recibo. 영수증 전부 스캔 떠서 시간순으로 정렬해보기. 결제한 시각과 상호, 주소명을 아래에 같이 써두자. 날짜별 표지엔 클립에 묶여있는 형태 그대로 이후부턴 한 장 한 장씩. 지금까지 찍었던 사진 중에서, 나한테도 소중하면서 호스트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걸 하나 골라서 엽서 만들기. 떠나기 전에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호스트한테 편지 남기기. 다른 나라 아직 많이 못 가본 아빠가 받으면 신기하고 좋아할만한 선물이 뭘지 고민하기. 난 세계사도 잘 모르고 그림도 잘 볼 줄 모르니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게된다면 꼭 가이드를 듣도록 하자.

 

14,646원 지출






이전 20화 PORTO. 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