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21일, 살아보는 여행의 기록
1. 포르투와 작별 인사 하기
섭섭하지만, 내일 떠난다. 예은이의 말에 영감을 받아 포르투에서 엽서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내가 정말로 좋아했던 순간들이 담긴 18장의 사진을 골랐고, 집 앞 프린트 센터에 갔다. 과정은 생각보다 순조로웠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았다. 포르투갈에서 찍은 사진을 현지에서 직접 뽑고, 비행기 태워서 한국으로 가져가기. 리미티드 에디션 같아서 욕심이 났지만, 딱 8세트만 뽑았다. 너무 많아도 그 의미가 사라지는 것 같았거든.
Grafipronto.pt
Shopping Cidade do Porto, Loja 008, Piso, 1, 4150-365 Porto
2. 마지막으로 방문한 Namban
18장의 사진 중 하나, 열심히 우동을 만들고 계신 사장님 부부. 뒷면에는 맛있는 식사, 즐거운 경험하게 해주어 고맙단 말을 적었다.
신기하게 오늘도 우동이었다. vegan, meat 옵션 중에 항상 고기를 택했는데, 오늘은 마지막날이니 비건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거의 일주일만에 다시 갔는데 까먹지 않고 나를 Kay라고 불러줘서 좋았다. 그리고 나가는 길에 엽서를 드렸더니 How kind of you. 라며 감동하셨다. 떠나려니 아쉽지만 we can keep in touch 할 수 있으니까요! :)
Namban
Rua dos Bragas 346, 4050-122 Porto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신-구 포르투 로고. 확실히 새로 만든게 낫다.
3. 호스트에게 편지 쓰기
앨리스와 호스트 할머니, 할아버지한테도 편지를 썼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영어를 못하시니까 영어 하나, 포르투갈어 하나.
4. 마지막 저녁 식사
버거 덕후의 포르투 마지막 저녁 식사. 햄버거 번이 존맛탱이었는데 다른건 너무 짰다. 나 같은 할라피뇨 러버가 피클이랑 할라피뇨 빼먹고 먹을 정도로. 소스 맛 보단 고기 본연의 맛이 좀 더 나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아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트립어드바이저 2위인데 ㅠ_ㅠ) 감튀는 역시 맘스터치가 짱이지만, 포르투갈에서 먹어본 감튀 중에서는 제일 내 스타일이었다. 칩에 가깝다고 느낄 정도로 바삭했다. 감튀랑 같이 나온 스리라차 마요가 JMT. 서빙하시는 분 영어도 잘하시고 왕왕 친절하다. 그래도 내 최애 버거는 재료 각각의 맛이 살아있는 가로수길 브루클린 버거지롱.
Curb
R. de Belomonte 70, 4050-452 Porto
5. 미친듯이 비오는 마지막 날 밤.
비가 진짜 많이왔다.
비오는 날의 히베이라 광장.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6. 그리고 술
포르투에서의 마지막 밤인데 그냥 집들어가기 너무 아쉬웠다. 살짝 어두침침한 와인바에서 차분하게 술 한 잔 하고 오늘 저녁을 마무리 하고 싶었다. 근데 와인바 문 닫음. 차선책으로 엄청난 비를 뚫고 구글맵에 저장해둔 평점 높은 칵테일바로 갔다.
사람 없는데 천장이 높고, 어두컴컴한데 적당히 신나는 음악 둥둥거려서 딱 좋았다.
메뉴판 레이아웃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한 잔에 한 페이지, 이 칵테일이 탄생하게된 뒷 이야기가 정성스럽게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다.
근데 내가 먹은 두 잔의 칵테일은 모두 다 메뉴판에 없는 것들이었다. 좋아하는 술 종류를 이것 저것 쏟아냈고, 바텐더분이 조용히 들으시더니 존맛탱 칵테일을 만들어줬다. 내가 아직 술은 아기 입맛인지 내 최애를 말하면 쉽게 취향을 간파당한다. 나만 알고 싶은 곳이지만 내일 떠니니까 이름 공개해야지.
7. etc
내일 파리에 눈 온다고 오늘 밤부터 연착 밑밥 뿌리는 이지젯.
집가는 길에 만난 표지판들. 둘 다 맘에 든다.
안녕 포르투야 잘 있어.
아. 근데 짐 언제 싸지.
150,046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