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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Aug 05. 2022

엄마가 그린 바람


연말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올해 한일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댄스학원에 등록시킨 거다. 엄마는 오랫동안 K-POP 댄스를 추고 싶다고 말했었지만  둘이 연달아 손주를 낳는 바람에 강제로 2년동안 육아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런 엄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몰래 학원에 등록시키고 떠밀다시피 보냈다.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던 엄마도 점점 즐겁게 다니더니 어느새 TOMBOY 안무를 완성했다. (생각보다 잘춰서 놀랐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미술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등록을 시켜줬다. 도화지와 연필을 가지고 간 엄마는 구를 하나 그려왔다. 명암을 들여다 보는 게 나는 너무 좋더라고, 하면서. 다음 시간에는 선생님이 그리고 싶은 것을 가지고 오래. 나는 무엇을 그리고 싶지? 고민해봤는데 나는 바람을 그리고 싶어. 바람을 어떻게 그리지? 지금은 못 그리더라도 언젠가 바람을 그리고 싶어-


엄마는 아이처럼 신나서 말했다. 나는 언젠가 엄마가 그린 바람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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