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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Aug 05. 2022

엄마의 눈물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중학교 때의 일이다. 하교 후 치과에서 진료를 보고 엄마를 만나 같이 집으로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진료를 마치고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았다. 병원이 문을 닫을 때까지 엄마는 오지 않았고, 나는 동네 이웃이었던 원장 선생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니 엄마는 저녁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 갔다 이제 오냐고 내게 물었다. 나와 치과에서 만나기로 한 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치과에서 만나기로 했지 않냐고 화를 냈다.


그러자 엄마는 나는 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 줄 알았다고, 걱정했다고, 말하다가 눈물이 고이더니 갑자기 화장실에 들어가서 울기 시작했다. 나는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엄마 왜 우냐고 물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날 왜 울었는지 내게 말해 주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는 그날 엄마가 왜 울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왜 그랬을지 조금 짐작이 간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기를 낳고 은행 업무를 보다가 운 적이 있다. 서류를 제대로 못챙긴 까닭에 은행에 헛걸음을 두번이나 했기 때문이다. 왜 나는 이런 간단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그런데 정말 아기를 낳고 나서부터는 항상 정신이 없었다. 다 모르는 것 투성이고, 계속 공부해야할 게 생기고,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제서야 그때 울고 있던 엄마를 이해할  있을  같았다. 자식이 다섯인데 얼마나 하루하루 정신이 없었을까. 엄마라고 잊고 싶었을까. 아기를 낳고 나서 나는 달의 뒷면처럼 가려져 있던 엄마의 일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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