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병문안 다녀오던 길
언 땅에 수선화 알뿌리가 드러나
조심스레 받쳐 들고 왔다
마당에 옮겨 심고 흙 덮어주면서
꼭 살아야 해,
마른 잎술에 물을 축여주었다
수술 후 바짝 마른 입술이
물 묻힌 가재 수건에 의지하듯
습기에 기댄 수선화
병세가 호전되듯
뿌리 하나하나 감각을 되찾아
파릇해지기를 바랐다
아침마다 물 주면서 줄기를 살폈다
아직은 꽃도 향기도 없지만
싱싱하게 뻗고 있다
어머니 미소가 햇볕 속으로 섞여 들었다
*아침 산책길에 길가에 누군가 수선화를 뿌리째 뽑아 내던져 버렸다.
제주에는 수선화가 흔해서인지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여기저기 길가에 수선화가 피어날 때 구름처럼 피어난 꽃과 진한 향기가
감성을 자극한다.
내년이면 내 마당에 수선화에도 꽃이 피고 향을 맡을 수 있겠지 기대해본다.
그때가 되면 어머니의 상태도 호전되어 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꽃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