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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춤추는나뭇가지 May 24. 2022

파도가 다가와

파도가 다가와       



고민이 많아 바다에 갔다

맨발로 우두커니 백사장에 서 있는데  

   

파도가 발등을 핥아온다

마치 갓 낳은 새끼 핥는 어미 혀처럼 

부드러웠다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갈 때까지

잔바람을 업고 파도가 살랑인다     


속으로 늘어놓은 푸념을 알아들었는지

한 숨 지으며 수평선을 본 걸 눈치 챘는지

상처를 핥듯 너울너울     


두 손에 든 신발에서 모래알이 

은싸락처럼 떨어져 내렸다    

 

파도가 오래도록 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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