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78
기획재정부가 막걸리에 향료와 색소 첨가를 허용한다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막걸리 업계 및 관련 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내에서도 찬반이 나뉘고 있지만, 특히 작은 양조장들과 전통주 기반 단체들의 반대 의견이 거세다. 세법 개정안이 법으로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이들은 반대 의견을 통해 막걸리에 향료와 색소 사용을 막으려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이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막걸리의 향료와 색소 사용을 반대하는 협회나 단체는 반대 성명서도 발표하고, 국회에 동의 청원도 진행 중이다('막걸리의 향료 및 색소 사용 등의 허가개정안').
더 나아가, 이번 막걸리의 향료와 색소 사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약주에도 향료와 색소 사용은 금지되어 있다. 막걸리의 사용이 가능해지면 약주를 생산하는 양조장들도 형평성의 문제를 들어 약주에도 향료와 색소 사용을 허가해 달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사용 허가를 막을 수 있는 명분도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결국 우리의 전통술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술에는 향료와 색소 사용이 일반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일들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막걸리의 향료와 색소 사용 문제를 미리 알았다면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과거부터 이 문제가 관련 부처들의 회의에서 언급이 될 때마다 전문가들이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세법 개정안에 포함되는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는 못했다.
이 문제는 대형 양조장들과 소규모 양조장들 사이의 의견이 다른 문제이기에 합의가 안 되는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작은 양조장들의 반대 의견이 반영되었다면 지금처럼 일방적인 정책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대 의견을 수렴해 색소만 사용하도록 하거나, 기타 막걸리 또는 향 막걸리 등의 막걸리의 종류를 구분하는 제도를 함께 발표했다면 지금과 같은 반대는 덜 했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일 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작은 양조장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현재 향료와 색소 사용에 반대의 목소리는 주로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목소리가 힘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와 협상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는 이러한 목소리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막걸리의 발전을 위해 많은 양조장이 가입된 막걸리 협회가 활동 중이다. 막걸리 협회는 막걸리의 소비 활성화 및 소비자 인식 개선에 크게 기여해 왔다. 막걸리 협회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국 또는 지역의 대형 막걸리 업체들이 가입되어 있는가 하면 전통주를 기반으로 하는 작은 규모의 양조장들도 가입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막걸리의 색소와 향료 사용 문제에서는 대형 막걸리 업체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지만, 작은 양조장들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대형 업체들의 의견도 통일되지는 못한 듯하다. 과거 국세청을 중심으로 설립된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에 속한 일부 대형 막걸리 업체들은 이번 일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처럼 업계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처럼, 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이번 막걸리의 향료와 색소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막걸리 업계 내부 적으로도, 양조장 규모에 따라서도 의견이 통합되지 않았다. 이러듯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번 일은 먼저 유해를 해야 할 것이다. 이후 추가 회의를 통해 이견을 조율하고, 어떤 방향이 막걸리의 진흥에 도움이 될지, 어떻게 이를 진행해야 할지 토론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기회를 통해 작은 양조장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단체나 협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 단체를 통해 이견을 조율하고, 정부나 국회에 하나의 목소리로 전달함으로써 더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양조장들은 비록 생산량이 적지만,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의 영향력이 크다. 이러한 지역의 목소리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작은 양조장들의 힘을 모을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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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소믈리에타임즈
https://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