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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민 Apr 06. 2024

코리빙(Co-living):주거와 업의 동거  

코리빙(Coliving)과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

코리빙(Co-living)과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 그리고 코리빙스페이스 디자인에 대해 3편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글은 <코리빙 : 주거와 업의 동거>라는 제목으로 현재 유행하기 시작한 '코리빙'이라는 어떤 흐름에서 발생한 비지니스인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두 번째 글은 <코리빙 운영회사 : Coliving OpCo(Operating Company)>라는 제목으로 변화하는 부동산 비지니스 시장에서 주요한 이해 관계자로 등장하고 있는 OpCo로서 코리빙 운영하는 회사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로컬스티치를 운영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배워 가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세 번째 글은 <코리빙 스페이스 디자인 : 지속가능한 도심 주거 디자인>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외로 다양한 도심 주거 상품에 대한 기획과 실행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주거는 어떤 디자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지 그동안 로컬스티치의 실험과 참고한 프로젝트들을 바탕으로 고민과 시행착오를 정리했습니다.


근미래에 부동산 주거 시장의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우리의 생각과 경험의 공유를 통해 코리빙 브랜드와 비지니스가 도시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의 좋은 브랜드와 플레이어들이 같이 스케일 업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코리빙 : 주거와 업의 동거 


2010년대 초 즈음부터 자생적으로 국지적인 비지니스 차원에서 사용되던 'Coliving'이라는 단어가 1인 주거 공간의 확대 국면에서, 국내외 부동산 비지니스 플레이어들이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기 시작하는 초기인 것 같다. 

로컬스티치 서교타운 : 최근 국내외 코리빙 시장의 확대는 스스로 일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클래스의 폭발적인 확대에 기인한다. 


코리빙(coliving)과 코하우징(cohousing)이라는 단어들은 도시/건축계에서는 예전부터 낯설지 않은 단어였다.(도시/건축에서는 코리빙보다는 코하우징이라는 단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코하우징이 좀 더 물리적인 개념이 포함된 단어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20세기부터 건축가와 도시 계획가, 환경 운동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도시와 마을, 커뮤니티에 대한 실험들을 하였다.


독일과 영국, 덴마크 등을 중심으로 한 북유럽 지역은 꽤 오랜 시간 지속가능한 마을(Town)에 대한 실험을 다양하게 전개해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주거 공동체나 코하우징에 대한 실험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최근, 런던시티대학 김정후 박사님이 최근 SPI를 통해 소개한 하마비 허스타드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다.


https://seoulpi.io/article/00267830329586270208


미국의 경우 이탈리아 건축가 파올로 솔레리의 아르코산티 https://www.arcosanti.org)나 버닝맨 프로젝트처럼 (https://burningman.org) 생태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실험과 담론을 바탕으로 히피적이면서도 자본주의적인 실험들이 계속되어 왔다. 그 이후 다양한 브랜드와 플레이어가 상업적으로 그들의 경험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노마드 문화의 확대 등과도 맞닿아 있다. 


애리조나 파올로 솔레리의 '아르코산티' / en.wikipedia.org




2.

요즘 이야기하는 '주거 비지니스'로서의 코리빙


요즘 국내외에서의 코리빙의 '유행'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직업'과 산업의 변화에 기반한다. 

2015년  로컬스티치 서교에서 노마드 포토그래퍼 키건 보이어와 함께, 그는 로컬스티치 1호 외국인 멤버다.


2015년 지역상점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동네호텔'로 운영하던 로컬스티치를 '코워킹&코리빙 로컬스티치'(https://localstitch.kr)로 피벗 하고, 방문했던 2016년의 북유럽 도시들에서는, 이미 프리랜서들과 개인 사업가들이 도시의 주요 직업군이 되어서 자생적으로 주거와 일 공간을 쉐어하며 모여 살고 일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이 당시 막 규모화되고 기업화되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암스테르담에서 막 오픈한 ZOKU(https://livezoku.com)를 방문해 파운더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있었다. 이미 도시 간을 이동하며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어, 이를 long-term stay 브랜드화하고자 6년간의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조쿠를 만들었다고 얘기했었다. ZOKU의 파운더는 유럽의 대중적인 부티크 호텔 Citizen M을 만든 사람이다. (Citizen M을 운영하며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체득한 그룹들을 발견하고 이들 인터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국가적 디자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완성도에 부러워서 너무 배가 아팠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직업의 변화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흐름은 국내에도 비슷하게 이어져, 지난 10년간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그룹 등 스스로의 일을 하고 브랜드와 IP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고민을 가진 주거에 대한 실험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이런 흐름의 초기에 대한 몇 가지 글들을 읽어볼 만하다.


스타트업의 친구 '이장' 양석원 님의 2016년 글 (그는 2010년 국내 최초로 코워킹스페이스를 운영했다.) 

http://www.sharehub.kr/sharestory/news_view.do?storySeq=355


소셜다이닝 플랫폼 '집밥'의 파운더이자 지금은 노마드 코더로 더 유명한 박인님의 2017년 글

https://brunch.co.kr/@lynnata/59


부동산 전문 기자로 다시 돌아온 이윤희 기자의 2016년 글 (2016년의 로컬스티치를 담고 있어요)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94444


이처럼, 서울 등의 국내 도시들을 포함한 글로벌 대도시들에서의, 10년간의 일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현재 주거 비지니스 시장에서 변화와 수요를 만드는 본질이다. 


이와 같은 타겟을 리처드 플로리다는 The rise of Creative class라는 책을 통해서 창조 계급(Creative Class)이라고 정의하였고,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는 최근작 '시대예보'를 통해 '핵개인의 시대'로 모든 분야에서 자기의 일을 하고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가는 '개인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이 보통이 될 것이라고 '예보'한다.  




3.

창조계급과 핵개인의 시대가 가져오는 중요한 변화(주거를 중심으로) 

로컬스티치에서는 자기 일을 하는 창조 계급을 '도시 생산자'라고 정의한다.


창조계급과 핵개인은 하는 일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 일하는 공간과 주거 공간을 유연하고 가깝게 사용하려는 '유연한 직주결합'의 경향성을 가진다. 

- 창조계급의 R&D(배우고 비지니스를 업데이트하는 과정)는 도시에서 경험하고 어울려 살고 네트워크를 쌓고, 수평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어울려 살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런 기회의 확장에 대해 능동적이다.  

- 도서관, 미술관과 다양한 카페, 베이커리  등 주변의 문화/자연 인프라를 주거 상품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 생산자 겸 소비자로서 도전과 실험에 열려있고 커뮤니티 구성원 내의 타인에 대해 응원한다. 과정을 통해 누군가의 팬이 되어 주고 누군가에게는 후원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도시 생산자(=창조계급 = 핵개인)의 공간에 대한 경향성은 


직업과 일의 환경이 바뀌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던 회사가 제공해 주던 '일터'의 개념을 벗어나 자기 공간이 일터이자 삶의 공간인 사람들이 생기고 공간 경험에 대한 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큰 흐름 안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독립된 주거 공간뿐 아니라 집합 건물과 동네에 있는 문화/자연 인프라에 대한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지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고 접점을 이루기 위해, 유연하게 살고자 하는 경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4

앞으로 코리빙의 변화


코리빙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실험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코리빙 브랜드들이 서로 인수/합병 및 협업을 통해 규모를 늘리고 운영을 전문화하며, 'Brand'에서 스스로를 'Platform'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부동산 비지니스 관점에서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주는 오프라인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https://localstitch.town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주요한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동네/클러스터  #커뮤니티 #믹스 #운영회사(OpCo)


a. 이후의 코리빙도시와 동네가 가진 문화/자연/커뮤니티 인프라가 주거 상품성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주거 주변의 소비자로서의 선택권과 연결의 가능성 등은 '생존형 주거'에서 벗어난 '능동형 주거 소비자'들이 상품을 찾고 선택할 주요한 선택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b. 커뮤니티 기반으로 다양한 수요자가 자연스럽게 믹스되는 형태로 발전한다. 공통의 문화/자연/교육 인프라를 공유하는 다양한 유형의 집단이 집합 건물 단위 또는 작은 클러스터 단위에 모여 사는 느슨한 형태로 동네가 진화하고 있다.


요즘에 부동산 비지니스 면에서 관심을 받는 시니어 커뮤니티 하우징의 경우에도 이러한 연장 선상에 있다. 웰빙과 의료적인 측면에서의 접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면 서로 간의 경험을 공유하며, 연령에 상관없이 같이 성장하거나 살아갈 수 있는 클러스터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소셜믹스'라는 개념으로의 접근이라기보다  '군대'와 같이 목적성 조직이 아닌 이상 커뮤니티 내에 연령과 취향이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사는 것이 -애기들 울음소리도 있고, 농구하는 소리도 들리고 하는- 자연스럽고 오래간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어릴 때 살던 동네들처럼.)


c. 다양한 걸 믹스하고 지속적으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주거 공간을 '운영'하는 비지니스는 더 전문화되고 세부화되고 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기' 위한 생존형 주거가 아닌 목적형을 지닌 능동적 '주거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주거 공간의 운영자는 입주 멤버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공감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동네의 자원과 경험을 소개해주고 연결해 주는 큐레이터 겸 인큐베이터가 되어 가고 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코리빙을 운영하는 회사(coliving opreration company의 기능과 역할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김수민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leo_seongo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드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간 개발 및 디자인/컨설팅 문의는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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