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워킹코리빙 : 로컬스티치
*공간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 자영업자를 포함한 부동산 세입자를 공간 수요자라 부르자.
(부동산 공급자 : 건물주를 포함한 공급자 그룹)
우리 회사에서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라는 같이 살며 일하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코워킹코리빙스페이스라고 부른다.
1개월에서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자신의 일이나 작업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주거를 포함한 공간/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 조금 더 길게 살며 주거 전용으로 활용하는 사용자나 코워킹 스페이스 혹은 사무 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가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로서 쉐어하우스와는 다르게 공간/서비스를 분화시키는 지점은 '입주자(혹은 회사/팀)의 일과 작업이 잘 되도록 돕는데 제한된 물리적/비물리적 자원을 집중한다'에 있다. (이게 어떤 차이냐고 묻는다면 만들고 운영하는 입장에서 장기 주거를 목표로 하는 공간과 중단기 목적형 주거 방식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오늘 쓰려는 이야기와는 다른 얘기지만 코워킹코리빙스페이스를 포함한 이러한 '코워킹'에 대한 흐름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업'을 배우고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두 번째 로컬스티치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부동산 이해관계자들을 만난다. 당연한 것이지만 건물주를 포함한 부동산 공급자의 임대료에 대한 기대와 가게를 만드는 소상공인을 포함한 공간 수요자의 기대는 항상 갭이 크다. 그래서 공간 수요자들 입장에서 리서치가 부족하거나 비즈니스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데 급한 마음에 덜컥 계약을 하고 진행할 경우 임대료에 대한 부분이 큰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공간에 콘텐츠를 채우는 수요자의 입장에서 내부적으로 평당 임대료 커트라인을 정하고 접근하는데 공간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하려 한다면 스스로의 사업/프로젝트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평가하는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 쉽게 공간 = 부동산 + 콘텐츠라고 생각하자. 부동산은 그냥 부동산이고 부동산을 바탕으로 실행되는 콘텐츠/서비스 그리고 이를 효과적을 구현하는 물리적/비물리적으로 의도된 전략(우리는 디자인이라고 부른다)이 있을 때 (의미 있는) '공간'이 된다. 물리적인 자원의 부동산으로 보느냐 복합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서 공간으로 보느냐에 따라 접근이 달라진다.
참고 삼아
로컬스티치를 만들며 공간 수요자 측면에서 고민하는 임대료 기준은 다음과 같다.
0. 유의사항
- 로컬스티치 기준이기 때문에 절대적이지는 않음.
- 만들려는 공간과 비즈니스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 (간단히/알기 쉽게) 실평수 기준의 평당 임대료임
- 오피스/주거용 단독주택 혹은 중소형 건물의 2층 이상 임대 시(1층은 별도 가이드)
- 기본점수 1점은 서울 지역 기준이다
1.로컬스티치 임대료 기준점 개요
A. 기본 1점
B. 지역(0-2점)
: 로컬스티치 입주자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서비스가 얼마나 있는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동네의 '핫'한 정도
C. 인접한 도로의 성격(0-1점)
: 어떤 성격의 도로에 접해 있고 공간이 노출되는 정도가 어떤지
D. 건물의 상태(0-1점)
: 건물 내 외장 스타일과 레이아웃. 예를 들어 유광 화강암 타일로 리모델링해둔 꼬마 빌딩보다 오래된 빨강 벽돌 건물이 좋다.
E. 지하철 접근성(0-2점)
F. 주차장(0-1점)
G. 그 외 외부 주거/업무 환경 요건(0-1점)
: 공원 등
기본 1점에 6개 항목(B-G)에 대해 디테일한 기준을 정해 자체 평가한 후 전체를 더한다.
예를 들어,
요번 주에 방문했던 서대문구 소형 건물의 경우
우리는
"기본 1 + 지역 1.5 + 도로 1 + 건물 0.7 + 지하철 2 + 주차장 0.3 + 환경요건 0 = 6.5점이니까
건물주나 위탁 관리하는 회사가 실평수 기준으로 평당 6.5만 원 이하에서 임대한다면 해볼 용의가 있어"
라고 판단하고(1점 = 1만 원으로 치환하는 기준은 별도) 건물주가 6.5만원 이하로 계약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 미리 준비해 둔 평당 임대료 5만 원-7만 원 미만 일 때 비즈니스 계획을 적용해 보고 가능하다 싶으면 그때 계약을 고려해 본다.
오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고 가게를 만들려고 계획을 한다거나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럴 때일수록 부동산 공급자나 공간 수요자 양측 모두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이해 관계자들의 '고민 부족'과 무책임함의 누적이 젠트리피케이션을 포함한 많은 부동산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한다면 너무한 과장일까.)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려는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비즈니스에 합리적인 임대료 기준을 고민하고 거기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준비를 한다고 해도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자.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자신의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 공급하려는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동산을 임대할 것이고, 어떤 리모델링이 공간 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한다. 특히 중소형 건물의 경우 무작정 신축을 하거나 리모델링을 통해 외부에 대리석 타일을 붙인다고 월세를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놔두는 것이 더 좋다. 전략적이지 않은 부동산 신축/리모델링의 '실수' 금액을 공간 수요자가 감당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서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좋다. 이야기가 흘러 이상하게 끝나지만 계약 실수는 서로에게 꾸준히 부담이 된다는 것을 (우리도) 늘 명심하자는 의미에서.
글/사진 : 로컬디자인무브먼트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서교동에서 코워킹코리빙 스페이스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 '내일상점'(tomorrowmyshop.com)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