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빙(Coliving)과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
코리빙(Co-living)과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 그리고 코리빙스페이스 디자인에 대해 3편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글은 <코리빙 : 주거와 업의 동거>라는 제목으로 현재 유행하기 시작한 '코리빙'이라는 어떤 흐름에서 발생한 비지니스인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두 번째 글은 <코리빙 운영회사 : Coliving OpCo.(Operating Company)>라는 제목으로 변화하는 부동산 비지니스 시장에서 주요한 이해 관계자로 등장하고 있는 OpCo로서 코리빙 운영하는 회사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로컬스티치를 운영하고 업데이트하면서 배워 가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세 번째 글은 <코리빙 스페이스 디자인 : 지속가능한 도심 주거 디자인>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외로 다양한 도심 주거 상품에 대한 기획과 실행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도시 주거는 어떤 디자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지 그동안 로컬스티치의 실험과 참고한 프로젝트들을 바탕으로 고민과 시행착오를 정리했습니다.
근미래에 부동산 주거 시장의 빠른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우리의 생각과 경험의 공유를 통해 코리빙 브랜드와 비지니스가 도시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의 좋은 브랜드와 플레이어들이 같이 스케일 업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2023년 10월 Tokyo
지난해 에어비앤비의 추천으로 일본 내 주거 관련된 브랜드 운영 회사들이 모이는 세미나에 초대를 받아 참석을 했다. 마쭈리 테크놀러지(https://www.matsuri.tech/)와 같은 일본 주거 공간 운영 회사들과 미쓰비시지쇼와 미쓰이 같은 일본 내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모여 각자의 사례와 계획을 공유하고 협업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일본 외 지역에서는 홍콩의 대쉬 리빙(www.dash.co)이 초대되었고 한국에서는 우리(로컬스티치 https://localstitch.town/https://localstitch.kr )가 참석했다. 같이 모여서 살고 일하는 서울의 코리빙과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대해 소개했는데, 다들 매우 흥미로워했고 로컬스티치를 포함한 국내 코리빙 브랜드들의 상대적인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서 어떤 확신을 얻었다.
브랜드에 대한 소개와 비지니스 체인에 대한 공유를 통해 서로 간의 이해도를 높이고 도시의 경계를 넘어 협업 가능성을 상의하는 시작이 되었다.
일본 내수 시장이 좋아지는 시점인지, 새로운 유효한 비지니스에 대한 생태계의 탐색에 대한 공감대인지 미쓰비시와 미쓰이와 같은 대형 부동산 회사들도 스타트업이 할만한 비지니스를 직접 혹은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업으로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대중적인 다양한 기획과 상품의 운영 실험을 통해 스케일 업하려는 시도가 아닐까 추측한다. 그 결과 부동산 이해 관계자들을 조율하고, 공간을 만들고 기획하고 운영하는 밸류 체인이 길어져 명확한 역할 분담이 산업과 시장 전체의 스케일업에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2.
PropCO. 와 OpCo.
도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많은 이해 관계자가 필요하다. 특히 동시대의 능동적인 사용자에게 지속가능한 사용자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기 위해 프롭코(PropCo.)와 옵코(OpCo.)의 역할 분담이 유효하다.
(프롭코와 옵코의 개념은 법인의 성격을 규정하고 법인의 역할과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보통 활용된다. 현재는 부동산 비지니스의 개발과 운용 영역에서 사업을 개발하는 단계에 따라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협업하는지를 정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보통 프롭코(PropCO.)는 프로젝트와 자산을 개발, 소유하는 역할을 한다. 역할의 범위에 따라 조금 더 세분화되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는 보통 AssetCo.(Asset Company)의 역할과 HoldCo. 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프롭코와 파트너가 되어 부동산에 적합한 상품을 기획/운영하는 일을 하는 OpCo.(operating company)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패시브한 역할로 충분했던 OpCo. 가 시장에서 능동적인 포지션을 요구받게 된 이유는 도시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도에 있다.
1.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이해 관계자들이 나눌 더 많은 유무형의 이익이 필요하게 되었고
2. 공간을 경험하는 사용자는 디벨로퍼와 운영자들에게 보다 높은 지속가능하고 인상적인 경험을 요구하게 되었다.
3. 도시의 구성원들에게서 공간과 부동산은 좀 더 유연하게 사용하고자 하는 큰 흐름이 나타나게 되었고
4. 이를 바탕으로 근본적으로 물리적인 요소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는 경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
5.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이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공간에 적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센터와 라이프사이언스 등의 영역에서 Active OpCo. 의 유효성을 학습한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은,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부동산의 지속가능성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협업 프로세스를 부동산 여러 분야와 주제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공간을 기획/운영하는 역할(=운영회사 operating company)의 중요도에 대한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 AURI/(현) 충남대 건축 윤주선 박사를 중심으로 국내에 소개한 area management company는 일본의 원도심의 특수 상황을 바탕으로 한 Op-Co의 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OpCo의 주체와 조직 방식, 자원(Input)의 활용과 효과를 공유하는 방식에 있어서 보통 이야기하는 OpCo. 와 차이점을 가진다.
3.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가 하는 일
구체적으로 운영회 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코리빙 운영회사인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예로 설명하고자 한다. 부동산에 적합한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코리빙 운영회사는 크게 세 가지의 일을 한다.
1. 상품 운영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
: 공간과 사용자를 정의하고 공간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구현한다.
2. 사용자를 모객하고 채널을 구축하는 일
: 사용자가 기획한 공간과 서비스를 인지하고 만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오프라인 모객 채널을 구축하고 사용자를 모집한다.
3. 사용자에게 적합한 경험(CX/CI)을 설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일
: 사용자가 공간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한다.
각각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자.
3.1 상품 운영/기획
'능동적인 운영회사'가 기존의 운영 조직과 가장 큰 차별점을 가지는 부분은 운영하려는 상품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을 한다는데 있다. 로컬스티치는 로컬스티치 랩(https://www.localstitch-design.com)을 통해 직영 공간을 기획하고, 파트너 공간들의 상품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들을 함께 한다.
상품 운영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은 '(운영) 기획'하는 업무부터 기획을 '상품으로 구현'하는 업무까지를 포괄하는데, 상품을 구현하는 업무는 고객과 사용자가 사용하기 직전까지의 준비, ready to experience를 의미한다.
상품 운영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이 운영 회사 내의 주요한 기능이 된 데에는, 도시가 고도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요구 조건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존 전통적인 공간 비지니스 모델이 점차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유효한 비지니스 모델과 매뉴얼(1)에 따라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는 과정(2)을 거쳐, 이에 맞는 운영자 및 임차인을 구하는 과정(3)을 거쳐서 공간을 안정화시켰다면,
이제는 유효한 비지니스 모델을 계획하는 동시에 이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1) 그에 맞는 입주자와 사용자를 구하면서(2), 피드백을 통해 운영을 해가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업데이트(3)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기획/실행하고 이를 위해 운영 회사는 인하우스 방식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업무(1)를 다루게 된다.
이에 더해 공간을 경험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사용자)' 중심의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관찰하고 적용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성공과 운영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필수적이다.
3.2 사용자 모객 및 채널 구축
상품(공간)과 서비스가 준비가 되었다면 그다음은 이에 맞는 사용자(고객)를 찾는 일이 운영회사(OpCo.)가
하는 주요한 업무이다. 로컬스티치에서는 헬로팀(Team Hello)이 이를 전담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옵션으로 공간과 부동산이 대량 공급되는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모객을 하고 채널을 관리하는 실무적 기능을 조직의 외부에 두는 경우 것이 효율적인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플랫폼들이 나타나 이러한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도와주기도 하였다.
현재는 '지속가능한 운영회사(OpCo.)'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사용자 모객/채널의 기능을 인하우스에 두는 것이 장점이 많다. 코리빙 운영업이라는 섹터에만 집중해서 볼 때는 그 중요성이 더 큰데 (커뮤니티 하우징이라는 측면에서 시니어 타운 계획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사용자 니즈와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잠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비지니스 전반에 반영할 필요성이 크다.
-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받고, 운영의 변화 과정 등을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자와 공유하기 위해 사용자가 브랜드에 접근하고 사용하는 전반의 과정을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 사용자와 유관한 DB를 직접 모으고, 온오프라인에 존재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고객/예비 고객과 직접 연락망을 구축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경험을 제안해야 한다.
해외의 코리빙 브랜드들이 서로 간의 인수/합병을 통해 잠재 고객 수요와 데이터를 통합하고, Coliving Brand에서 스스로를 Coliving Platform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주요한 이유는 사용자를 모객하고 채널을 관리하는 기능이 운영 회사(OpCo.)의 핵심 기능이 되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3.3 사용자 경험(CX/CI)
운영 회사(OpCo.)는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유무형의 '자산성 요소'를 관리하는 일이 전체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매뉴얼과 계약의 형태로 많은 부분을 규격화하지만 오프라인의 특성상, 정성적인 시간과 노력을 통해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현재 운영회사의 비지니스 관리는 부동산 이해관계자와 (전통적인 의미의) 물리적 자산의 관리를 기본으로, 기존의 고객 풀을 관리하고 확대하며 서비스를 사용했던 사람들의 재방문이나 기존 고객의 리텐션을 높이려는 커뮤니티 비지니스적 접근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desgin thinking에서 다루는 사용자 경험과 UX/UI 관점의 촘촘한 고민과 실행이 유효하다. 전통 비지니스에서의 오프라인 공간을 최적화하는 PM의 기능과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비지니스를 위해 시장에서 요구되는 사용자 경험을 위한 조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합해서 지속가능한 ‘운영’을 만드는지가 앞으로 ‘운영 회사'를 스케일 업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로컬스티치는 사용자 경험과 CX/CI을 담당하는 3개의 팀을 @타운팀 @CX팀 @공간팀(PM팀) 운용하고 있다.
4.
앞으로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의 변화
국내외 1인 주거와 코리빙 시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기에 들어서고 있으며 눈에 띄게 성장하며 변화하고 있다.
-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매입하는 광의의 프롭코(PropCO.) 회사들과 결합해서 부동산 매입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 구조와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 매형 도시들의 mid-term stay를 기반으로 하는 플렉서블 하우징 마켓(flexable housing market)의 확대로 사용자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 이를 바탕으로 코리빙 운영회사(Coliving OpCo.)들은 전문화되고 규모가 확대되면서 브랜드에서 플랫폼으로 스케일 업되고 있다.
앞으로는
- 빠른 성장과 전문화 및 안정적 규모를 달성하여 다국적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서로 간의 협업 및 인수/합병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간 유럽의 코리빙 브랜드들과 북미의 common, 싱가포르의 hmlet 등은 베를린 기반의 Habyt으로 합쳐진 것이 좋은 예이다.)
- 서로 역할을 나누고 상품기획과 운영을 같이 할 수 있는 운영 회사와 프롭코(PropCO.) 및 펀드와의 결합 및 협업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운영 회사의 인적 자원이 보다 다국적구조를 가지게 되고 운영 매니저들은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해주는 큐레이터 포지션으로 전문화될 것이다.
- 전통 커뮤니티의 ‘가족’이 도시 구성원들이 살고 일하는데 베이스캠프 겸 플랫폼이었던 것처럼 1인 주거 사회에서 코리빙 플랫폼과 코리빙 운영회사는 커뮤니티형 베이스캠프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를 통해 모이는 커뮤니티와 사용자 데이터는 도시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는데 주요한 유효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세 번째 글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심 주거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김수민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leo_seongo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드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간 개발 및 디자인/컨설팅 문의는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