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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민 Feb 26. 2024

로컬스티치 개발 운영 일기(1)

로컬스티치 소공/ 2019~현재

로컬스티치 소공은 서울 최초의 근대 오피스 타운이 있던 소공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로컬스티치 소공은 로컬스티치의 8번째 지점으로 코워킹 스페이스와 브랜드의 입점/판매 공간으로 기획되어 2019년 4월부터 현재까지 여러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히스토리

2018. 4Q에 지점 개발 기획 및 리모델링 시작

2019.4월에 문을 열어 현재 만 5년째 운영 중


2019.6 로컬스티치 소공

프로젝트 기획/디자인/운영

- 프로듀서(PD) : 김수민(Sumin Kim)

- 기획/브랜드 총괄 : 이주은(Jueon Lee)

- 공간 디자인 총괄 : 김수민/조성익(Sumin Kim/Sungik Cho)

- 공간 PM : 김세희/김은수(F&B) 

- 공간 디자인 : Local Design Movement(https://www.localstitch-design.com)

- Op-Co(*Opeating Company) : 로컬스티치(localstitch.kr)

공간 매니저 : 김은교/김솔비

- 가구 디자인 및 큐레이션 : 신슬기/최민석 / 오블리크테이블/잭슨카멜레온/무니토  





1. 소공로 

개인적으로 서울시청과 한국은행 사이를 잇는 소공로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다. 2010년 초반 로컬스티치 1호를 계획하면서부터 종종 이전 소공로에 있던 오래된 건물들의 상층부를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곤 했다.

소공로의 오래된 건물들

이후에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 강점기 행정 기구들의 위치 변경에 따라 소공로가 근대 최초 업무 지구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업무 공간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2. 소공로의 오랜 이슈

소공로는 복합적인 이유로 통행량에 비해 오래 비어있는 거리였다. 한국은행의 신축과 대한제국 영빈관터의 터(https://www.junggu.seoul.kr/tour/content.do?cmsid=15006&contentId=3763)의 호텔 개발 계획 등으로 주변 이해 관계자의 기대가 컸으나 시간이 필요했다. 건물들을 비워두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고 지역 활성화에 생각보다 조금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했다. 


로컬스티치 소공을 함께 한 부동산 소유주는 긴 호흡을 가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원했고, 우리는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를 위한 코워킹스페이스와 스몰 브랜드들의 테스트 카페로 제안했다. 주변 클러스터가 도시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기다리며 적절한 공간 운영 수익과 클러스터의 활성화를 계획의 기초 목표로 삼았다. 



3. 공간 기획과 프로그램

2018-2019년 강남을 중심으로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등 프라임급 빌딩 내에 입점하는 공유 오피스들이 확대되고 있었다. 톤 앤 매너와 서비스 측면에서 서울의 올드 타운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공유 오피스와 어메니티를 기획하여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당시 로컬스티치는 깊이 있는 리서치와 내부 디자인 스태프의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이후 맹그로브 1호 숭인점을 설계한(2018년 후반 소공점을 기획하던 시점은 아직 맹그로브가 만들어지기 전이다.) 조성익 교수가 디자인 디렉터로 합류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로컬스티치 소공 3층 멤버십 라운지 / 오른쪽에 오렌지 스툴이 울름대학교 디자인을 오마주한 잭슨카멜레온 스툴이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장기간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어메니티에 집중하고 저층부에서 상층부로 갈수록 독립적인 오피스 경험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상층부로 갈수록 독립적인 오피스 경험을 줄 수 있게 만들고 저층부로 갈수록 캐주얼한 업무를 보거나 어울릴 수 있도록 계획했다. 과거 베를린의 코워킹스페이스 겸 코워킹카페 오버홀츠 Oberholz 를 방문했을 때의 사용자 경험과 구성을 참조했다.

(https://sanktoberholz.de/en/homepageen/https://sanktoberholz.coffee)


1층의 경우 점심시간 등 주요 시간대에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정기적인 기간(1년)을 두고 다양한 식음료 스몰브랜드들을 소개하는 장소로 기획하고, 1층과 3층의 멤버들이 같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을 대관 등의 용도로 겸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로컬스티치 소공 프로그램 다이어그램



4. 지속가능성과 디자인

소공점 이전 프로젝트들을 해오면서 공간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었는데 크게 다음 두 가지였다.


- 공간을 기획/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과 상품 대비 비용과 자원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 시간/예산/관계성의 관점에서 실험적이고 다양한 기획과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소스가 부족한 것 아닐까


소공점은 이러한 고민에 대해서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방법론을 업데이트하는 계기가 되었다. 


첫째는 디자인 프로세스인데,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서 1. 유무형의 현재 현황(기존 건물의 상황/주변 환경 등) 분석 2.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유무형의 자원을 살리고 나머지는 제거 3. 사용자 경험과 비지니스에 필요한 필수 요소만 덧붙임.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인풋과 자원을 최소화하여 비용과 자원의 불필요한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생각을 소공 프로젝트를 계기로 프로세스화 하였다. 


두 번째는 계획한 예산 안에서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작업들을 적용하고 실험하기 위해 공간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크리에이터, 디자이너들과 함께 했다. 로컬스티치 소공은 지금은 국내 탑 가구 디자이너가 되어 활동하고 있는 오블리크 테이블, 잭슨카멜레온, 무니토, 최민석, 제로랩 등의 실험적인 초기 작업들을 볼 수 있다. 

로컬스티치 소공의 오피스 라운지용 1인 소파를 디자인했던 무니토 조형석 대표(오른쪽) 

오피스 환경을 디자인하기 위해 컴팩트라는 상업용 상판 소재를 적용해 보고, 오피스 의자는 핀란드 브랜드인 아바르떼를 사용하였다. 또 잭슨카멜레온에서는 바우하우스 전성기를 이끌었던 울름대학교 가구들을 오마쥬 해서 스툴을 만들었다. (바우하우스가 100주년이 되어서 디자인 저작권이 차례로 풀리고 있어서 일부 디자인을 원형을 벤치마크해서 사용할 있다. 울름대학 스툴은 소공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디자인이다.) 거기에 지금은 상대적으로 비싸져서 수입하기 힘들지만 20세기 빈티지 가구들을 경매받아 해외에서 매입하고 국내 유명 사진작가들의 B컷을 큐레이션 하여 퍼블릭 스페이스에 활용하였다.


로컬스티치는 소공에서 시작한 크리에이터/디자이너와의 협업은 좋은 공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고, 이후 로컬스티치 지점을 만드는 주요 방법론의 하나다.  



5. 로컬스티치 소공 멤버

여러 분들의 공감과 노력으로 2019년 4월 로컬스티치 소공은 기획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문을 열게 되었다. 지난 5년간 로컬스티치 소공은 다양한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 특히 미디어와 커뮤니티 관련된 스타트업들이 즐겨 사용하는 공간이다. 


지금은 롱블랙이라는 구독형 미디어를 만들어 인상적인 사용자 경험을 보여주고 있는 임미진 대표와 김종원 부대표가 '폴인'을 처음 런칭하고 매주 저녁에 다양한 인사이트 세미나를 열었고, 그 외에도 BAT, 스티비, 어피티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보금자리로 사용해 왔다. 그 외에 뉴닉, 빌라선샤인 등 관련된 스타트업들도 (고맙게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활용해 주었다. 


미디어 스타트업 '뉴닉'의 1주년 기념 커뮤니티 모임 / 로컬스티치 소공 1층은 잠재력있는 커피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소공점의 1층과 지하는 결과적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브랜드 스케일업을 위해 거쳐간 공간이 되었다. 1층의 경우 1년마다 좋은 커피 브랜드를 소개하는 형태로 매장을 기획했고, 루아르커피 베이커리스티치 유월커피, 카페 오늘, 보마켓 등의 커피/베이커리 브랜드들이 비지니스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로컬스티치 소공 오픈 기념으로 무브먼트랩(기획:이주은)에서 국내 문구기업 평화산업과 함께 '평화문방구'라는 기획전을 하였다. 



6. 로컬스티치의 성장

로컬스티치 소공은 우리에게 이해관계자를 조율해 다수가 좋아할 수 있는 도시/공간 기획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프로젝트다. 범홍대 지역을 벗어나 CBD(로컬스티치 내에서는 '남산 클러스터'라고 부른다) 지역에서도 재미있는 기획과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첫 프로젝트였고, 돌아보면 이를 바탕으로 약수,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 등 회사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들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공간을 '운영'한다는 건 시간과 공간 조건의 변화에 따라 이해 관계자들의 생각과 이익을 조율해 가면서 공감을 얻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도시와 커뮤니티가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스몰브랜드와 공존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게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재미'이자 '의미'가 아닌가 싶다.


로컬스티치 소공은 이해도와 공감대가 높은 부동산 소유주,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디자인 파트너, 끈기 있는 운영진, 공감하고 공간을 잘 활용해 주는 멤버들이 같이 만나 만들어 가고 있는 진행형 프로젝트다. 



로컬스티치 소공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로컬스티치 개발 운영 일기가 공간을 계획하고 만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민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스몰브랜드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드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간 개발 및 디자인/컨설팅 문의는 로컬스티치 디자인(https://www.localstitch-design.com)

@leo_se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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