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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ul 10. 2024

K컬처를 만든 성공요인

K컬처의 성공요인

한류와 K컬처는 같을까, 다를까


결론은 ‘같으면서도 다르다’가 아닐까 싶다. 초기의 한류에서 현재의 K컬처까지, 이들은 외국에서 한국문화를 수용하는 현상을 말하고,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처음엔 ‘Korean Wave’와 ‘Hallyu(한류)’였는데 지금은 전 세계에서 ‘K컬처’라고 한다. 한국문화에 대해 싹튼 초기의 국제적 관심은 어느새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글로벌 문화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문화 시장의 큰 줄기를 형성하는 '주류문화'로 부상한 것이다.


그간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내용과 형식, 인기 있는 지역과 팬덤의 유형 등 많은 측면에서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인 성숙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류와 K컬처를 관통하는 한국문화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듯하지만, 한편으론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같은 것 같지만 다를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문화 현상의 중요한 특성이다. 문화는 명사지만 '동사적 특성'을 갖고 있다. 끊임없이 흐르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류는 K컬처가 됐다.


한류와 K컬처는 우리가 아니라 세계인이 한국문화를 부르는 이름이다. ⓒ김성일



고난과 격동의 한국 현대사


한류에서 K컬처로, 동아시아라는 변방에서 글로벌 무대로 부상하기까지 불과 30여 년이 걸렸다. 하지만 문화현상이란 특정 시대에 머물러 있거나 당대의 상황만 표현하는 게 아니다. 한 나라가 축적한 오랜 역사와 전통, 그 나라 사람이 경험한 감성과 의식이 총체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또한 시대를 넘어서 면면히 이어지고 발현되는 속성을 가진다. 끊어진 듯 단속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연속적인 흐름과 맥락 속에서 연결된다는 의미다.


지난 100여 년, 한국의 현대사는 격동과 변화의 연속이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고난의 시기를 거쳐, 아프리카 최빈국 수준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유례없는 기적을 이룩했다. 분단과 이념대결, 장기독재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 달성함으로써 역사상 보기 힘든 성공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다. 세계 여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사례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는 그 자체로 놀라운 스토리의 보고이자 창조력의 원천이었다.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모순과 갈등 요인을 극복하고 K콘텐츠는 재미와 의미,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K컬처의 콘텐츠는 사회문제와 함께했다.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적인 리얼리즘'이라고 불리는 K콘텐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한류가 태동하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간략히 살펴본다.


고난과 격동의 한국 현대사는 K콘텐츠와 스토리의 보물 창고다. ⓒ김성일



경이로운 대한민국 사람들


1990년대 후반에 한류라는 문화현상이 촉발된 시대적 배경은 무엇일까. 한 나라의 내적 성장과 역량은 문화로 꽃을 피우게 마련이다. 결국 고난의 역사를 정면으로 헤쳐온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1990년대에 분출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민이 경험하고 축적한 현대사의 특수성은 한류와 K컬처의 성공요인에도 고스란히 투영된다. 특유의 역사적 감수성과 창조성이 문화적 자신감으로 폭발한 것이다. 나라와 역사, 민족과 국민은 K컬처 형성의 강력한 DNA로 작용했다. 이 같은 외부적 특성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나라와 역사, 민족과 사람은 K컬처 형성의 기본적인 정체성 요소다. ⓒ김성일



문화, 산업, 사회가 함께 가야 성공한다


세계를 휩쓰는 K팝과 K컬처의 인기는 대한민국 산업화과정의 성공 공식을 따라왔다는 지적이 많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대외 개방과 수출 드라이브에 주력했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다. K팝의 경우 선진국 아이돌 포맷을 수용하고 한국 특유의 경쟁시스템을 극대화했다. 누구도 쉽게 모방하지 못하는 ‘한국형 아이돌과 K팝 모델’을 만들어냈고, 결국엔 라틴음악과 함께 세계 음악산업의 3대 강자로 올라섰다.


한국은 문화적 산업적 잠재력과 자신감을 다양하게 표출하면서 기적 같은 성공 드라마를 하나씩 써나갔다. 시대적 운과 타이밍도 기회요인으로 작용했다. 유튜브, OTT 등으로 대표되는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놀라운 응용력과 창조력을 발휘한 것이다. 산업별 분야별로 내적 역량 확충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이를 선도하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도 민간과의 협업구조를 자극했다. 문화와 산업,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윈윈 성과를 창출한 내부적 성공요인을 살펴본다.


분야별 산업 전략, 문화 저력, 사회문화적 요소는 K컬처의 총체적 역량으로 표출됐다. ⓒ김성일



문화와 인생, 명사가 아니라 동사를 지향해야


용어의 변천 과정을 보면서 사람의 일생을 떠올린다. 사람은 보통 한 가지 이름을 계속 쓰지만, 당사자인 그 사람은 같은 듯 다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이름은 같을지 몰라도 시기나 성장과정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과 정체성, 외부 인식과 평가는 달라진다. 한 가지 이름에도 다양한 인생, 다양한 스토리가 있기 마련이다.


한류가 K컬처로 도약하는 과정과 성공요인은 우리 인생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사람이 외부적 환경에 대응하면서 내적인 역량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하나씩 성장과 발전을 이뤄가는 과정은 어딘가 문화의 그것과 유사하다. 문화현상과 사람의 인생에는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고정된 명사형 보다는 움직이는 동사형을 지향해야 살아남고 오래갈 수 있다. K컬처에서 인생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 표지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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