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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일 Jul 17. 2024

K컬처, 과연 지속 가능할까

지속가능한 K컬처를 위한 길

K컬처의 미래를 두고 어김없이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과연 K컬처는 얼마나 지속할까. 지속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려운 질문이고 누구도 정확하게 답할 수 없다. 사람의 운명과 마찬가지로 문화의 미래 또한 많은 변수와 상황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이해가 된다. 길고 긴 역사 속에 혁명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여러 차례 일어났다. 문화 또한 생산과 소비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반복됐다. 인류 역사와 문화의 변천을 간략히 살펴보자.



역사와 문화는 돌고 돈다


세계 문화의 흐름은 문명권의 부침과 함께한다. 4대 문명의 발상(B.C. 3500년경) 이후 역사의 패권은 그리스·로마에서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으로 옮겨갔다. 20세기 들어서는 미국이 세계사의 주역이자 문화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동양의 경우 오랫동안 대표 국가는 중국과 인도였다. 19세기말에 서구에 일본문화 열풍이 일어났고, 이후 일본은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존재감을 유지했다. 주요 국가의 대표적인 문화현상을 정리해 본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문화는 역사의 흐름과 함께 변화한다. ⓒ김성일


세계사의 문화 주도권은 여러 나라를 거치며 수십 년에서 수백 년까지 이어졌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K컬처에도 참고가 된다. 역사와 문화의 흥망성쇠를 보면 결론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바로 공존과 협력, 포용과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것. 약육강식의 패권을 추구한 나라는 결코 오래가지 못했고, 인류 역사의 발전에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되지 못했다.



갈수록 확산하는 문화의 힘과 역할


문화는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이다. 문화가 뭔데?라고 물으면 간단히 설명하긴 어렵다. 단순화해 보면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순수한 예술활동, 지성과 교양의 의미, 마지막으로 의식주 생활문화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보통 우리는 문화예술이라는 좁은 의미로 쓰거나 여가문화, 음주문화처럼 넓은 개념으로 사용한다.


K컬처는 좁은 의미에 가까웠지만, 그 범위와 대상은 갈수록 확장일로다. K컬처의 세계적 인기는 관광, 푸드, 패션, 뷰티,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BTS, 뉴진스를 키운 하이브가 자산 5조 원을 달성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24년 대기업집단(재계순위 85위)으로 지정됐다. 관련 산업의 생태계 또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0여 년간 라면업계 만년 2위였던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히트로 2024년 5월 농심을 제치고 업계 1위(시가총액 기준)로 등극했다.



문화와 관광은 행복산업의 핵심


<취향의 경제>(2021)에서 유승호 교수는 1990년대 이후 가치 창출이 제조영역에서 문화영역으로 이동했다고 강조한다. 취향의 소비가 개인의 문화 표현과 결합해 급성장하면서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 이미 문화 비즈니스를 핵심 가치의 하나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와 관광은 우리의 주된 여가 활동이 됐다. 여가는 일이나 학업, 생리 활동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말한다. 미래의 비즈니스는 이 여가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느냐가 좌우한다. 바로 ‘행복산업’으로 집약되는 분야다. 우리가 즐기는 문화와 관광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산업 아니던가.



지속가능한 K컬처를 위한 길

  

지속가능한 K컬처를 위해서는 문명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문화’라는 하나의 단순하고 독립적인 문화현상으로 봐서는 한계가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문명이 교류와 융합, 변동과 순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길게 보고 차근차근 접근하는 게 지혜롭고 현실적인 방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건 한국적인 것(한국성)과 세계적인 것(세계성)을 잘 아우르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신과 철학을 반영하면서도 세계인이 호응할 만한 문화의 새로운 정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성과 세계성, 그들의 욕망과 취향이 공유의 가치 속에서 성공적으로 만나야 가능한 일이다. K컬처가 제시하는 선한 영향력과 역동적인 창조성은 미래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구체적인 전략 측면에서 보면 K컬처의 ‘K’ 속에 세계인 누구나 좋아하고 선망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한때 미국이나 일본 하면 떠올렸던 그런 이미지와도 가깝지 않을까. 바로 문화, 관광, 관련산업, 소비재, 제조업 등 모든 걸 뛰어넘어 뚜렷한 K의 이미지로 확장하고 각인시키는 일. ‘K’하면 자연스레 어떤 ‘프리미엄’이나 특별한 ‘동경과 감탄의 세계’를 떠올리게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일상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가치 창출까지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 ⓒ김성일



K컬처와 우리 인생은 뗄 수 없는 관계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는 K컬처의 산업적 문화적 개선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모든 출발은 콘텐츠의 차별화와 경쟁력에서 나온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야별로는 기획과 제작, 고객, 마케팅, 유통, 제도 등 모든 측면에서 내적 성장과 질적 발전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가장 가깝게, 우리가 일상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K컬처와 인생을 함께 보는 것이다. K컬처에서 배울 만한 점을 우리의 삶과 일상에 내재화하고, 동시에 우리의 강점과 특성을 K컬처의 소재로 표출하고 발현하는 것이다.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서 한국인을 이루듯, 개별적인 다양한 삶과 모습은 K컬처의 풍부한 원형을 구성하게 된다. 우리 스스로가 세계의 시민으로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K컬처는 멀리 있지 않다. 한국인들의 문화 정체성이기 때문에 우리 인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K컬처에서 우리가 인생을 배우고, 동시에 우리의 삶 또한 K컬처를 통해 표현해야 하는 이유다.







*표지 사진: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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