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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16. 2020

코로나 덕분에 너를 재미있게 봤다

오케이 마담 (2019)

분명 스포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 영화를 보실 분들은 보지 않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코로나가 득실대는 이 여름에 굳이 영화관을 왜 갔냐면, 공짜표가 있어서. 그런데 들어가는 입구에 체온계 가져다 놓고, 매표소가 키오스크로 바뀌고, 스낵을 주문하면 무슨 선반 위에 올려놓고 큐알코드를 스캔하라는 시스템으로 바뀐 걸 보고, 헉. 했다. 키오스크에는 영화관람권을 선택하려면 할인방법을 더 눌러야 하는 걸 모르고 한참을 헤맸다. 결국은 직원에게 문의. 아, 내가 이럴진대 어르신들은 오죽할까. 암튼 험난한 극장구경.


띄엄띄엄 앉은 덕에 관람환경은 쾌적했다. 옆 사람과 팔걸이 가지고 미묘한 신경전 안 해도 되고, 아이들도 생각보다 적어서 영화보기에는 좋았다. 영화 앞에 붙은 광고들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더라. 그런데, 전화를 진동모드로 해 달라는 그 안내영상도 나오지 않아 시작할 때 부랴부랴 비행기모드로 바뀠다. 그 정도는 해도 되지 않나? 그것도 협찬을 받아야만 나오는 거였나?


시작은 갑작스러운 스파이. 그것도 북한 공작원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마스크를 쓴 (이젠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니) 첩보원들이 신나게 총싸움을 한다. 그게 17년전으로 설정되었던가? 그리고 다시 현재.


시작은 생활의 달인스럽다. 맛있는 꽈배기, 그리고 영천 시장, 전파상 사장, 말괄량이 딸. 알콜달콩한 그들에게 영진구론산(혹시 이게 ppl이었던가?) 뚜껑에서 행운당첨. 하와이. 엄정화야 그 오버하는 연기가 눈에 살짝 익는데, 박성웅의 연기가 초반에는 눈에 익지 않더라. 마찬가지 이승윤의 연기도 초반에는 어색했다. 그거야 뭐, 그 사람이 이전에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연기자답게 그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더라. 존경한다.


북한 공작원 목련화의 정체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여겨졌는데, 의외로 빨리 밝혔다. 그리고, 시작되는 액션. 좁은 공간에서 나름 재미있는 액션신을 만들어 내려고 했다. 재미는 있었으나, 뭐, 거기까지. 이건 액션영화가 아니다. 액션을 가미한 코미디 영화이지. 이선빈의 역할이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배정남의 역할도 잘 어울렸다. 딸 역할을 맡은 아역 오나리양의 연기도 나름 잘 어울렸고. 전반적으로 캐릭터들이 재미있게 움직였다고나 할까?


특히나 북한 공작원 중에 중국말을 못 하는 그 배우와, 시어머니 역할의 전수경, 그리고 카메오 김남길은 소소한 웃음을 주었던 것 같다. 빵빵 터지는 순간은 까지는 조금 부족했지만 나름 웃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어 만족한다.


스토리는? 음. 뭐, 이런 식의 영화에서 사실적인 묘사를 다뤄야 하는지는 좀 의문이다. 좀 너무하다 싶지만 않으면 용인해 주면 어떠리. 8000피트에서 낙하산을 피면 죽지 않는 건가라는 의구심. 비행기 밖에서 폭탄이 터졌는데 비행이 용이한가라는 의구심. 보안검사를 열심히 받았을 텐데 그 많은 총과 칼과 심지어 폭탄은 어디서 났을까 하는 의구심. 뭐 이런 것들을 계속 캐고 허술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그 번지수가 틀린 것 같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코믹 액션영화이니, 그냥 그걸로 이해해 주자.


뜻밖의 히어로라는 말이 나는 더 좋았다. 오케이 마담은 글쎄. 그래서 오케이를 외쳤나? 별 의미는 없더구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 웃음기 싹 뺀 그 얼굴이 어색할 줄 알았지만, 역시 배우는 배우다.
배정남의 캐릭터가 무엇인지 이 장면에서 느껴질 듯.
이선빈은 미스터리하다. 그 미스터리함을 중반이후로 코믹까지 잘 연결시켰다. 숨은 공로자가 아닐지. 딸내미는 여전히 귀엽고.
카메오인줄 알았고, 뻔히 정체도 알겠지만 그 남자는 그 자체로 재밌다. 열혈사제의 모습이 보이더라. 쿠키라고 하기엔 좀 짧은 영상에 결말(?)이 나온다.


요약하면,


1. 코로나 시대에 웃고 즐기기 좋은 영화

2. 그러라고 만든 영화

3. 국회의원들은 어디가나 찬 밥. 언제 좋은 국회의원들도 다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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