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지나가지만 기억은 여전하다
잊을만 하면 다가온다.
놀라움과 반가움에 또 다시 답장을 하면서
또 나는 부질없는 꿈을 꾸고 있다.
추억들은 언제나 나를 괴롭혔다.
그 카페의 라떼 한 잔
술 한 잔에 발그레 지는 두 뺨
슬쩍 어깨에 토닥대는 술버릇도 여전했고
보기만해도 눈이 부셨던 그 모습도 여전했다.
오랜만에 만나선
이 쓸데없는 글들을 모아 전달했다.
'될대로 되라'
그런데도 가끔 연락하는 걸 보면
그리 나쁜 기억은 아니었겠다고 나를 위로해 본다.
적어도 그냥 아주 멀리 떨쳐 낼 정도로 나쁜 놈은 아니었다고
적어도 스토커처럼 공포심을 느낄만한 녀석도 아니었다고
3년이 지났어도 가끔 연락하고
한 두 줄로 이어진 글들이 조금씩 길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또 부질없는 희망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들지만,
그래도 손 한 번 잡고 여행 한 번 갈 수 있는 사이가 되길 바라는 기대도 들기도.
이런 저런 고민을 해 봤자 무슨 소용일까?
한 살을 더 먹고, 남겨진 시간이 점점 줄어들텐데,
하고 싶은 것을 천천히 하련다.
이번 생에 못하면 뭐 다음 생에라도 엮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