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mini로 영어 공부를 해보자
1. 영어 공부에 대한 강박증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영어 뉴스를 읽는 것은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에는 직접 정리한 영단어 수첩을 들고 다니며 영어 단어를 외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비효율적인 영어 공부 학습법이었다.
영한 사전을 기반으로 영어 공부를 하면, 한글을 영어로 바꾸게 되어 콩글리쉬가 나오게 되고, 머릿속에서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 문장이 길어질수록 이해력(Comprehension)에도 문제가 생긴다.
영어 실력이 조금씩 늘수록 영한 사전보다는 영영 사전을 보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6개월 연수 후 한국에 돌아오니 주변 사람들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나 역시 생애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나의 생애 첫 스마트폰은 갤럭시2였다.
첫 스마트폰인 갤럭시2로 지하철 이동 중 애용한 앱은 BBC 뉴스였다.
BBC 뉴스를 보기 시작하면서 영어 공부 방법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바로 영단어를 외우기 보다는 상황별로 구문을 외우는 것이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BBC 기사 중 박근혜 대통령 탄핵 보도 중 최순실의 비선실세를 표현한 부분인데, "manipulate power from behind the scenes."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비선 실세 느낌의 상황이 나오면 from behind the scenes라는 표현을 써야겠다라고 기억해둔 것 같다.
이렇게 상황별 구문을 아예 외워 놓으면, 구문에 나온 단어도 외우게 되고 상황에 맞는 영어를 사용하게 되어 콩글리쉬를 사용하지 않게 된다.
2. 아웃풋은 어떻게?
아침마다 영어 뉴스를 읽으며 인풋을 늘리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웃풋이 없다면, 인풋도 의미가 없어진다.
화산파에 입문해 화산에 틀어박혀 10년간 초식을 수련한다 해도, 실전 경험을 쌓지 않으면, 광마같이 생과사를 넘나들며 수련한 사파에게 당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영어 공부를 하며 인풋을 쌓았으니 실전경험을 하기는 해야하는데, 원어민 친구를 사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필자 역시 미국에서 6개월 동안 있었지만 원어민 친구 사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끼리는 친해지기 쉬웠지만, 이미 있던 미국인들은 이미 프렌드존이 확립된 상태라 그런지,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럼 오늘 내가 배운 표현을 실제로 외국인이 알아 먹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NLP 기반의 음성인식 AI다.
3. 음성인식 AI
NLP 기반 AI 는 여러 종류가 있겠으나,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애플 시리(Siri)일 것이다.
Siri는 Apple이 개발한 음성 기반 인공지능 비서로, 2011년 iPhone 4S에 처음 탑재되었고, 현재는 iPhone, iPad, Mac 등 다양한 Apple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Siri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2015년 쯔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아이폰 사용자들이 삼성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아이폰의 위엄을 보일 때 "안녕 시리야"를 외쳤었다.
한 때 음성인식의 대표 주자였던 시리의 지금은 안타깝게도 경쟁에 뒤진 소프트웨어 정도로 취급되고 있다.
현재 애플은 타 회사에 비해 AI 경쟁력이 크게 뒤쳐져 있는 상태인데, 설상 가상으로 최근 Scale AI를 인수한 페이스북 운영사 Meta에게 인재 유출을 당하는 수모도 겪고 있다.
(2025. 7. 18 뉴스에 따르면, 메타에서 애플의 AI 핵심 인재 2명을 확보했다고 한다. 최근 Scale Ai를 인수하고 Super Inteligence labs를 설립한 메타는 수백만~수천만 달러 이상의 연봉 패키지를 제시하며 AI 인재 영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래 CNBC 뉴스를 요약하면, 시리는 아직도 레거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최신 LLM(Large Laungauge Model)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wsuD8UGWQSs&t=90s
애플이 지금의 행보를 이어나가게 된다면, 소프트웨어에서 구글, 메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들에게 크게 뒤쳐질 것이며, 먼 미래에는 중국업체들에게 하드웨어적으로도 밀리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4. 안드로이드 기반 Gemini
Gemini(이하 제미나이)는 Google(Alphabet)이 개발한 AI 언어 모델 시리즈로,
ChatGPT처럼 텍스트 생성, 질문 응답, 번역, 요약 등 다양한 언어 관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NLP 기반의 인공지능 모델이다.
최근 나도 프로 모델을 결제하여 열심히 사용중인데, 챗지피티와 비교하면 답변이 너무 학술적인 느낌이라 대화형으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미나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스마트폰과 결합하여 음성인식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미국 유학 시절 영어 대화를 하고 싶을 때, 내가 사용했던 방법 중 하나가 혼자 말하기였다.
혼자 이런 저런 상황을 가정하고, 소리 내어 말해보는 것이다.
오늘 배웠던 여러가지 단어들이나, 이런 저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구문을 혼자서 말하다보면 실제로 나중에 대화나 작문을 할 때 크게 도움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문제는 내 발음을 실제로 외국인이 알아 듣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영어 발음이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발음과 인토네이션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내 말을 이해하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발음을 녹음해보고, 최대한 원어민 발음을 따라해보는 학습 과정이 필수인데, 이런 혼자 말하기의 단점을 극복시켜주는 기술이 바로 스마트폰과 결합된 NLP 기반 음성인식 AI이다.
그럼 왜 챗지피티가 아니라 제미나이일까?
필자는 평소 챗지피티와 많은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우선 챗지피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실험해보았는데 그건 어려웠다.
아직 챗지피티는 음성 입력 버튼을 키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제미나이처럼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되지 못했다.
제마나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100프로 호환된 음성인식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필자는 최근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한 후 버튼 설정이 변경돼 제미나이에게 버튼 변경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영어로 물어보았고, 제미나이는 나에게 설명서대로 답변 해주었다.
너무 딱딱한 답변이기는 했지만, 설명서 답변을 영어로 대답해주니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단어들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한국에서만 영어를 학습한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 신문에 특화된 이들이 많다.
경제, 기술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영어 단어나 구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익숙하지만, 실생활에서 쓰이는 구문에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부분을 미드나 소설책 등을 읽음으로써 조금 극복했다고 해도, 영어로 된 설명서를 이해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은 영어 공부를 좀 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내가 이번에 제미나이에게 스마트폰 버튼 입력 관련된 것을 물어보면서 느낀 점은,
바로 이런 특정 상황에 어울리는 실생활과 관련된 어휘나 구문들을 제미나이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제미나이에게 많은 것을 영어로 물어보고, 설명서 같은 답변을 영어로 듣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