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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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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현 Aug 03. 2022

수현생각

12 내 곁에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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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내 인사를 아주 반갑게 받아주시던 (겉모습은 조금 무섭지만 세상 다정하셨던) 화원 앞집 사시는 아저씨께서 오늘 급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 조금 전 엄마의 연락을 받았다.


앞집 할머님께서 다급하게 울면서 "우리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우리 엄마를 찾아오셨고, 함께 서둘러 올라가 보았지만..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엄마는 친분이 있으신 경찰 아저씨께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구급차가 도착하여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겠냐는 물음에 할머님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끝으로 사망선고를 마쳤다고 "수고 많으셨는데.."라며 경찰 아저씨께 연락을 받은 엄마는 지금 마음이 많이 어려운 상태이신 것 같다.


"아빠보다 한 살 어리신데..."라는 말을 끝으로 엄마는 나와 통화를 마쳤다. 그래서 나도 생각이 많아진 지금 마음이 복작 복잡해졌다. 투석 포함 일주일에 서너 번은 이곳저곳 병원을 다니시는 우리 아빠. 그저 지금 곁에 살아계신 것만으로 감사하자 마음먹은 지도 어언 11년째.


익숙해졌다 싶다가도 이런 일을 겪다 보면 여전히 너무 어렵다. 그래서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도 더 복잡해졌지만 사실 결론은 하나인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살아있는, 머물러있는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자. 그리고 쉬지 않고 말해줘야지! 너무너무 소중하고 사랑한다고.


진심으로 너무너무 사랑해.

내일은 결국 또 오긴 하겠지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나는

있는 힘껏 필사적으로 아끼고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어.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들!


#수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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