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동산크리에이터 May 16. 2018

변곡점. 상승일까 하락일까?

이번 상승장에서 3040이 얻은 교훈

2012년 겨울~2013년 초 바닥을 다진 뒤 부동산은 지난 5년 간 꾸준히 상승했다.

그리고 작년 연말부터 올 3월까지... 급격한 상승을 겪었고 시장을 즐기고 있는 우리도 피로도가 상당하다.


실물 경기도 좋지 않다는데 

금리도 오른다는데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라는데

분양가는 주변지역 호가보다 낮다는데

전세가 안 빠진다는데

재건축이 묶이는데

과연 더 오를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강남-서초구의 84제곱미터(34평) 신축 아파트 가격은 20억을 훌쩍 넘는다. 노동으로 '열심히' 벌어서 입성할 수준의 가격이 아니다. 정책 상 고가주택 거래의 기준점이 되었던 '9억'은 이제 고가주택이라고 명명하기엔 뭔가 허전해 보이는 가격대가 되었다.  보이는 가격이 누군가를 압도하고 괜스레 주눅 들게 하는 무서운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서초구의 '신축' 가격을 보는 이유는 단 하나다.

부동산 상승에 참고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유리천정을 뚫어주는, 한계 없이 뻗어 올라가는 대장이 있으면 그 아래 조무래기들은 나란히 키를 맞추며 따라가게 되어 있다. 


여기에서 더 오를 수 있을까?

사실 나는 회의적이었다.




먼저,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부동산이 투자 수단으로써 기능하려면 자본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이 몰려야 하고, 그 자기자본은 신용과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에서 나온다. 작년 8.2 대책 이후 주담대는 70%->40%로 줄었으며 분양권에 대한 중도금 대출도 기존 주담대가 1건 이상 있다면 실행이 어렵다.

즉 쉽게 말하면 자금줄이 압박을 받으며, 기존처럼 소액만 넣고 끌고 갈 수 있는 구조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최근 5년 상승장에서 분양권의 흐름을 보면, 계약금 10%만 넣으면 중도금 70%는 대출로 해결 가능했고(일부 단지는 심지어 무이자로 중도금을 빌려주기도 했으며), 입주시기가 되면 전세가=분양가가 되며 잔금까지 깔끔하게 처리하고 Premium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초기 프리미엄을 내며 신축 분양권 위주로 여러 개 매수해 나간 투자자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되지 않을뿐더러, 기존 분양권을 구매하려고 해도 중도금 대출 규정이 타이트해지며 추가 구매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기존 주택 구매도 마찬가지다. 벌이가 출중한 젊은 맞벌이 부부들은 갖고 싶은 아파트의 70%를 주택담보대출로 내며 고가의 집을 소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40%에 불과하여 같은 10억 집을 구매하더라도 이전의 자기자본이 3억으로 가능했다면 지금은 6억 이상이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두 번째로, 전세가가 빠지고 있다.

이번 상승장의 가장 큰 수혜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gap만큼 투자금을 넣고 집을 구매한 '갭 투자자'들이었다. 똑똑한 한 채도, 대형 평수도 아닌 gap을 활용하여 많이 많이 배부르게 구매한 다주택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지속된 상승장에 대한 피로도로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로 돌아서서인지, 스멀스멀 쏟아지는 물량에 대한 두려움인지 전세가가 받쳐주지 않고 있다. 작금의 전세 시장은 공포감이 감돈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50% 선까지 빠지고 세입자가 잘 구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갭 투자'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아닐 수 있다.


불과 2년 전 잠실을 예시로 들면 매매가(10)-전세가(8)=2억 정도로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종합운동장-롯데타워-삼성동 개발 호재로 '잠실엘스'는 갭 투자의 성지라 불릴 정도로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고 실제로 나 역시 누군가 투자처를 묻는다면 주저 없이 잠실을 이야기하곤 했다.

비단 잠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옥수-공덕 등 교통 좋은 신축 아파트들은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어 큰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소유가 가능한 상황이 마련되었다.

 1-2장 정도로 접근 가능했던 이 단지들의 현재 gap은 7억 이상이다. 해당 지역의 집을 구매하기 위해, 혹은 갭 투자하기 위해 그때보다 5장 이상의 돈이 필요한 것이다.

강남 신축으로 가면 그 상황은 더 심화된다. 올 초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s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 대비 갭이 10장 이상 차이가 난다.

다행히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로 투자를 묶어서, 신축 혹은 입지 좋은 곳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가격이 떨어지진 않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예전처럼 쓸어 담고 싶은 모양새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는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의 장이고 실제로 최근 내 주변의 많은 30-40대들이 집 구매를 강행했다.


이 이론이라면 당분간은 보합이거나 하락하는 게 맞는데... 

왜 부동산은 여전히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나는 이번 상승장(2013-현재)을 겪은 30-40대의 경험치에서 그 답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조정은 있을지언정 쉽게 무너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내 주변의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 꽤나 회의적이었다.

부동산은 부모님 세대의 투자 방식에 불과하다. 이제는 집을 소유하지 않는 패러다임으로 바뀔 것이다. 집은 감가상각 되는 소모품일 뿐이며 더 이상의 가치는 없다. 


언론도 회의적이었다.

과도한 대출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한다. 우리는 일본의 전처를 밟을 것이다. 부동산에 미래는 없다. 언젠가는 꺾인다. 2018 폭락이 온다.


철저하게 부동산은 한물 간 투자상품이며, 무리한 대출은 하우스푸어로 가는 지름길이며, 사면 살수록 감가상각 되는 사치품 소비재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대부분의 30대-40대.  


시장에 비관적이던, 부동산에 비판적이던, 투자에 소극적이던

우리네 30-40대 중 일부가 이번 상승장에서 철저하게 돈 맛을 봤다.


최근 5년 간

의도하든, 의도치 않았든 슬프게도 그 어떤 지역이라도 '자가'를 선택한 사람들은 자산이 늘었다.

누군가는 한 순간의 선택이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눈치 빠르게 더 공격적으로 배팅한 사람들은 근로소득 이상으로 자본소득이 불어나는 경험을 했다.

'대출'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게 된 사람도 많아졌다.

어느 집이 더 오르고, 어떤 지역은 덜 오르는지 스터디도 되었다.


돈이 돈을 번다.

부자들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번 상승장에서 직-간접적으로 우리 모두는 그 경험을 하고 만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당분간 대한민국의 부동산을 지켜주는 심리적 방어 기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제 부동산에 가치판단을 한다.

대출을 활용합시다. 인 서울로- 중심으로 가세요. 신축이 답입니다.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가야 합니다. 하우스푸어는 허상일 뿐이었다고.


다수의 사람들이 이 투자게임에 뛰어들었다는 것.

집을 소유하면서 그 지역의 대변인이 되고,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선택'을 통해 후회와 아쉬움, 성공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는 한 부동산은 여전히 최후의 투자 수단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물론 영원한 것은 없기에, 오르고 내리고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동산은 끝났다고 외쳐대던 30-40대가 부동산 상승장의 중심에 섰고, 부동산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선호하는 지역이 바뀌며 더 나은 지역으로 옮겨 타고 싶은 욕구에 대해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성취의 경험이 있는 한 40-50대 꼰대가 되어서도 우리의 앞 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


10년의 시간이 확보되었다고 본다.

더 치열하게, 더 많이 공부하고 새로운 눈으로 다가오는 파도를 즐겨 보자. 




다소 오만하게 느껴지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서 죄송하게 생각할 따름입니다. 

소유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의 생각을 읊은 것일 뿐입니다.

삶에서 행복을 위한 더 중요한 가치는 많이 존재합니다. 


언젠가는 기나긴 조정기가 찾아올 겁니다. (2007~2012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집이 주는 가치와 그 에너지가 아직은 응축되어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랫동안 부동산을 즐겨온 사람으로서 (물론 자기자본이 워낙 없이 시작을 했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쫄보인지라 많은 투자는 못했지만) 최근의 시장은 많은 고민을 하게 합니다.


바로 아랫세대에게 어떤 미래를 그려보라 말해야 할까?

정말 누군가의 말처럼 양극화의 시작인 것일까?


전에 보지 못했던 시장, 분석으로 접근이 되지 않는 요즘입니다.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부동산을 살 의향이 있다면, 그 시기는 능력이 되는 선에서 가장 빠르면 좋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닥은 누구도 맞힐 수 없으며, 바닥을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관심은 소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갈지 자 횡보 속에서 혼돈의 시기 속에서 우리 모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사이트를 찾기를 바랍니다.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저를 아는 분들도, 모르는 분들도 익명인지라 편하게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료 상담으로 이뤄지며, 생업이 있는지라 질문 내용은 3개로 제한합니다. :)

제가 고민하고 판단하는 선에서 성심성의 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굿밤 보내세요!


https://open.kakao.com/o/scRocYJ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