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추억

무의도*실미도 여행

by 낭만민네이션

시간이 점점 빨리 지나가는 나이

나는 부모님과의 시간이 너무 아쉽다


구부정한 어머니의 허리

다 닳아 버린 아버지의 손톱가장자리


나는 삶의 가장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알아가는 중이다


서글픈 눈물이기 보다는

인생에 대한 아련함 때문에 말이다


연휴동안 부모님은 누구나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현재와 대조적으로


몇평 남짓한 구석에 누워서 하루를 지냈셨다

뚜렷한 방향이나 느낌 없이


그냥 적적하게 하루를 떠밀어내시고

내일을 못내 끌어안으시는 것이었다


연휴가 끝나가는 날 부모님을 모시고

무의도와 실미도로 향했다




아침에 늦잠을 좀 자고 일어나서 부랴부랴

달리는 차 안에서는 배호의 지나간 노래가 나오고


아버지는 연신 즐겁고 재미있으신지

창문을 바라보시면서 흥얼거리셨다


어머니는 주점부리로 약간의 허기를 달래시며

어머니 특유의 시간을 흘려보내셨다


지나가는 사물에 자신의 기억을 묻혀서

흘려보내시는 그러니깐


마르셀푸르스트보다 더 위대한

의식흐름기법이라고나 할까 ㅋ


나도 달리면서 부모님이 기쁘신 걸 보니

즐겁고 안정된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갈매기들은 새우깡과 친구하자며

여기저리 날아 다니고


바람은 시간을 머금은 듯이

너무나 많은 추억을 안겨 주었다


무의도를 갈려면 잠진도에서 배를 타고

3분정도 건너가야 한다


도착해서 20여분만에 섬 전체를 돌아보고나서

배고픔을 부여잡고 맛집으로 향했다


매운 낚지볶음과 바닷냄새나는

바지락 칼국수에 부모님이 무척좋아하신다


사실, 어머니는 고개를 절래절래 하셨다

무림의 고수처럼, 맛에 고수에게는 ㅋ 별로인가!


아버지는 항상 참이슬 푸레시로

삶을 푸레시하게 만드시고


어머니는 나오는 길에 돼지 감자 한통에

내일 아버지의 도시락 반찬 걱정을 마치셨다




무의도에서 여러곳을 가 보았지만

단연 실미도가 인상이 깊었다


아름다운 능선과 멀리보이는 섬들의 향연

바람이 불고 길이 생기는 중이였다


하루에 한번 길이 갈라지는데

사람들은 이 시간을 기다려서


바지락이며 굴이며, 소라며

채취하기 위해서 도구들까지 챙겼다


우리의 박병희 여사님은 당연히

손으로 싯가 2만원 상당의 굴들을 모으시고


진흙바닥을 헤치시면서

생명의 신비를 맛보셨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파파라치처럼

몰래몰래 찍으면서 여행의 묘미를 즐겼다


지나보면 참 아름다운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


인생은 그래서 현상학보다는

해석학의 영역인 것 같다


삶이 말을 걸어 올 때는 항상

일이 있고 나서니깐


부모님과의 이러한 여행은 한참이 지난 후에

나의 기억 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부활하겠지


여행은 다시 계획되었다

다음에는 아버지가 부여와 공주에 가보자고.


먼 길이지만 또 열심히 삶은 주어진대로

현상학적으로 살고


인생은 항상 그렇게처럼

해석학처럼 살아야지


즐거운 무의도에서

추억에 담아온 실미도까지


존경하는 노대통령의 말씀이 떠오른다

"아~~~ 살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