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심연

충북 제천 청풍호 가족여행

by 낭만민네이션

조그만 방안의 열기가 후끈해지는 사이

어머니의 한숨은 점점 늘어가더니


아버지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하셨다


자연으로 부터 얻는 심연의 아름다움을

어머니는 '코에 바람 넣으러 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천둥벌거숭이같은 아들은 부모님과 약속을 하고선

제천의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고

어떤이들에게는 내 생명까지 줄것처럼 찾아다녀지만


나는 정작 나에게 가장 큰

희생을 치루고


항상 나의 희망을 희망하는 분들께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노동자의 날을 쉬고

어버이의 날을 맞이하여


제천으로 네비를 찍어놓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부모님과 출발했다


치악산을 뒤로하고 부모님과 큰이모와 함께.




중부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나니

치악산 자락이 우리를 맞이했다


드넓게 펼펴친 하늘 아래

이제는 어머니의 탄성이 흘러넘쳤다


답답하고 좁은 방안에서만

휴식을 취하고서는 청풍명월로 달려갔다


제천문화의 모든 것이 서려 있는 이곳

청풍문화재단지에서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여기가 바로 우리 여행의 모티브를 제공한 '청풍명월'이다. 청풍문화재단지 안에 있다.
장엄한 청풍호의 광경 정말 너무나 멋진!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과 산세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단양팔경이라고 했던가?

왜 사람들이 그러는지를 알았다


지어가는 태양의 아쉬움을 대변하듯

나무와 강과 산들이 서로를 불렀다


아주 조금씩 그러나 시간에 따라서

자신들의 모습을 감추어가는 자연의 심연


그 속에서 나는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어서

다시 한번 인생을 생각하게 되었다


해가 어느덧 사라지고난 저녁 어스름

다시 구름과 산들은 만나서


남아 있는 빛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마지막까지 알리는 듯했다


레이크 호텔에서 바라본 청풍호



그날 저녁 우리는 한자리에 모여서

시시한 이야기부터 거대한 이야기까지


과거의 역사에서부터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주섬주섬 풀어 놓고서

절대 끝나지 않을 축제를 벌였다


감칠맛 나는 민물고기 매운탕에

껄껄한 안동소주 한잔에.


아버지 어머니 더군다나

이모까지 '오늘이 생일이라 외친' 날이다


생각해 본 아들의 입장은

이렇게 조금만 신경쓰면 부모님의 행복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지금까지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닌가 한다


모두가 잠든 사이

하루를 곰곰히 돌아보고


추억으로 잘 정리해서

잠이 들어 갔다


레이크호수 바로 앞에 위치한 민물고기 매운탕집. 쏘리가 매운탕의 향연이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청풍호 유람선을 타러 갔다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배에 올랐지만

다가오는 풍경들이 정말 탄성을 자아내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그런

신선놀음의 한 장면들이었다


제천이 이런 곳이었던가?

기암괴석과 함께 유유히 히르는 충주호의 물결


100분 동안 흘러가듯 흘러오는 시간이

인생의 한걸음을 단숨에 다녀온 듯 했다


물론 부모님은 한 곳에 앉아서

그 동안 그렇게 원하셨던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고서는


이제는 더이상 염원이 없다고 하시면서

즐겁게 다음 여정을 기다리게 되었다


인생의 진리란 이렇듯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

우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보다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있고

어떤것들을 즐겼는지가 더 중요한.


단양 8경 중에 2경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청풍호 유람선의 좋은 점은 이렇게 확 열려진 앞면에서 청풍호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풍호 유람을 마치고 우리는 최근에 생긴

비봉산의 청풍호 관광모노레일에 올랐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침에 예약을 했는데 오후에나 탈 수 있었다


평지에서 시작해서 500미터의 산 정상까지

일본에서 제작한 모노레일을 타고 즐길 수 있었다


아찔하게 경사가 60도를 넘어가는 구간도 있었고

정산에서는 청풍호가 더 높은 위치에서 한눈에 보였다


이런게 신선놀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고

여러가지 고민을 풀어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비봉산 정산에서 바라본 전경





충청도의 향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점심은 곤드레 비빔밥이었다


20여가지의 약초와 나물로

한껏 봄냄새를 느끼면서 식감을 높였다







도담삼봉에서는 정말로

세개의 작은 섬 위에서


정자가 우두커니 지키고 있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신기하게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옛 선조들이 좋아하던 관경들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내려져서 이어지는 듯하다


부모님은 별로 신기하시지 않은 듯이

비틀이(꼬마소라)를 연신 들이키셨다


단양팔경 중에 1경이라고 불리우는 도담삼봉에서

바로 2경인 석문까지 올라갔다왔다


여행은 유명한 곳을 가면 더더욱

실망을 하게 되는 것도 같다


자신만의 페이스와 취미와 흥미가 있듯이

사람들이 너무 몰리니까 오히려 낭만이 사라졌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고수동굴이었다


단양에는 많은 동굴들이 있지만

그 길이와 넓이와 깊이에 있어서


고수동굴은 비견할 바가 못되었다

휘양찬란한 장식품들이 10000개쯤 달려 있는 느낌이랄까


천년에 한번 만들어질까 말까하는

석주와 여러 암석들이


고수동굴의 중앙에서부터 가장자리까지

만국기 펼쳐지듯이 시대의 굴곡을 담아내고 있었다


동굴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절대로 사람이 만들 수 없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부모님도 이런 기이한 광경은 처음 본다며

연신 탄성을 자아내셨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역사의 흐름을

자신의 형체로 기억한 동굴의 이미지들


아득한 옛날의 알타미라에서부터

고수동굴까지 인간보다 더 깊은 자연의 역사


마지막에 최고의 경험을 하고

여행다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여행중에 항상 밥맛이 힘들었는데

고수 동굴 앞에 별미 식당은 상상 이상이었다


할머니의 더덕구이 솜씨와

아들래미의 넉넉한 서비스까지


맛은 단연 최고였다

고수동굴에서 마지막의 저녁만찬은 정말 감동적.



고수동굴 앞 별미식당의 산채비빔밥, 정말 맛이 ㅠ 대박이다!!




돌아오는 길에 박달재 휴게소에서

천등산을 바로보았다


산의 허리에 아름답게 자리잡은

수목의 줄거리들이 탄식을 자아냈다


아 좋다!

이런게 여행이구나


여행다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비록 5시간이 넘는 정체길이었으나


부모님의 기쁨과 나의 새로운 경험

그리고 함께라는 아름다운 추억에 비할게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함께 걸어가야지 한다


다음 여행은 여수와 한려해상 국립공원

다가올 여행을 벌써부터 기다린다.



천등산 휴게소에서 바라본 천등산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