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ve without take'를 위한 시간, Opening Day
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거였다.
답은 다른 엄마들이 아닌 나에게 물어야 했다.
모임의 시작은 "?"였고, 지금은 "!?"다.
우당탕탕 작당하고 부대끼다보니
나름의 답을 찾았지만 완전하지는 않은.
삶이라는 게 그렇다.
경험하며 배우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내 아이의 인생은 단 한 번이고
아이를 상대로 계속 실험할 수는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가 꾸준히 아이와 영어로 말을 건넬 수 있다면
굳이 무리한 모임은 필요없다.
하지만 영어 고급자이거나 목표 실천능력이 뛰어난 엄마가 아니라면
주 1회 정도의 영어 모임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기관에 보내는 아이라면 가족과의 시간과 휴식을 위해
월 1~2회 정도도 충분하다.
아이를 원에 보내고 있는 내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6~10시간 정도.
28개월 아이는 간단한 단어나 문장을 듣고 똑같이 따라 말할 수 있다.
영어 노래> 영어로 말하기> 영어 그림책 순으로 흥미도를 보인다.
초반에는 모임에 완전히 영어 노출을 의존하고 있었기에
모임이 더 자주, 많을수록 좋았다.
내가 모임의 횟수를 줄인 이유는
아이에게는 차분한 시간, 혼자만의 시간, 엄마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원 후 계속되는 만남이나 체험, 나들이 일정은
어린이집에서 이른 사회생활로 이미 많은 자극 속에서 피곤할 아이에게는 무리였고,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종일 집에서 혼자 있었던 엄마는 하원 후 아이와 사람들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건 엄마만을 생각한, 아이에게는 너무한 일정이기도 했다.
내가 차분히 집밥이나 집정리, 운동을 하며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충분히 좋아서
아이가 돌아왔을 때 집에서 충분히 놀아줄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소진되지 않고 자기를 관리하는 게 필요했다.
내가 한동안 모임에 쏟은 열정 덕분에
모임은 체계화되고 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엄마가 아닌 나를 찾고 싶어서 시작한 이 모임이
가끔의 가족들끼리의 즐거운 영어 나들이가 되기도 하고
도서관이나 평생학습관에서 하는 놀이 모임이 되기도 하고
온라인 독서모임이 되기도 했다.
학교 밖에서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들이
결국 학교 밖 학교, 가족 영어 놀이 학교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나와 아이는 요즘 아주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밤수유를 완전히 끊고, 아침과 등하원 전후 하루 두세번만 맘마를 먹기 시작한 아이에게
'이제 언니가 되어서 맘마랑 안녕하는거야.'
라고 말해주니 이해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일부러 아기처럼 행동하고 더 많이 안아달라고 하는 등 엄마와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극 E인 아이는 누굴 만나든 잘 적응하고 놀지만,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기만의 욕구를 따라가며 탐구할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
요즘 미디어와 나쁜 음식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늦추고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만남과 외출을 줄이고 차분하게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 조용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우리 모임에서도 나는 전자음악보다는 우쿨렐레 등으로 최대한 실음과 목소리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소리에 민감한 아이는 문화센터의 큰 음악을 오래 들으면 너무 피곤해 한다. 나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 연로하신 아버지의 건강과 이사를 위한 집정리, 복직을 앞둔 마음의 준비로 분주하다. 이 모든 리더의 고민과 방황과 흔들림도 이해하고 기다려주며 따라주시는 모임의 부모님들께 감사드리면서. 극E인 엄마가 극I인 아빠와 극E인 아이를 데리고 주말 모임에 나가면서 소진되었던 에너지를 좀 더 비축해서 아이의 때가 되었을 때 다시 뜻을 같이 하는 부모님들과 만나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면서 좋은 모임을 이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 주에 열린 모임의 날이 있다. 지역사회에 우리 동아리가 연구한 내용을 나누는 자리다.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님 중에서 영어로 대화가 어려우신 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시간. 나는 편안하고 깊게 서로 연결되는 작은 모임을 선호한다. 그래서 알음알음 소중하게 몇 분만 초대했다.
+ 혹여나 구독자 분들 중 이 글을 보고 모임 참여를 희망하는 분이 계시다면 미리 댓글 주세요. 아이와 부모님 모두 편한 복장과 마음으로 오시면 됩니다.
나와 아이와의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일보다는 놀이로, Give and Take보다 Give without Take의 마음으로 내 안의 사랑과 에너지, 부족한 경험들이 흘러나갈 수 있기를 오늘도 기도하며 글을 씁니다. 제 기도는 늘 부족한 나의 고백이자, 모임을 위한 기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