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모임의 구조 만들기
수업이 아닌 모임의 구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아주 잠깐 오가는 엄마들의 대화가 있을 뿐인 나들이가 정말 가장 좋은 만남의 구조일까?
가장 부담 없는 놀이모임은 역시 아주 잠깐 함께 있게 되더라도 키즈카페가 최선인 걸까?
아무것도 없는 연습실 공간에서 이끄는 모임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리딩이 필요하고,
도서관 모임에서도 마찬가지이며, 0~6세로 월령차가 다양한 아이들 관리 난이도가 더 높다.
영어 전문가도, 전공자도 아니면서, 전문가와 전공자, 심지어 원어민 앞에서
영어로 수업 같은 모임을 이끌고 나면 가끔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그냥 막 할 수 있었는데,
수업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처럼
이 모임도 그렇다.
영어는 할수록 부족함을 느끼고,
모임 리딩도 할수록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던 영어 요가 모임을 시작했다.
영어 발레보다 좀 덜 자극적이면서
몸을 건강하게 움직이며 자연스레 영어를 익히고
아이와 엄마 모두의 건강과 집중력, 애착과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걷지 못하는 아이들과 엄마의 요가는 온전히 엄마에 초점을 둘 수 있고,
36개월 이후의 아이들과는 제대로 된 키즈 요가를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 사이 걷고 뛰고 통제가 잘 안 되는 나이의 아이들과 요가를 진행하자니
어려웠다.
짐보리 같은 영어 모임이 가능할까?
모임 리딩자는 그날의 주제를 던져주고, 동기부여와 상황 설정, 공간별 놀거리 세팅과 안내까지만 하는 거다.
엄마와 아이가 알아서 자유롭게 놀면서
오가는 속에서 간헐적인 부모와 아이와의 소통이 오간다면,
아이의 흥미와 욕구를 존중해 주면서 말이다.
1. 구성원 간 자주 소통이 가능한 좁은 공간
2. 다양한 연령을 포괄해 흥미를 줄 만한 충분한 놀 거리가 주어진 저렴하거나 무료인 공간
내가 키즈카페를 우려했던 이유는, 거기서는 아이들 상호 간의 놀이가 만들어지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도 개별적인 창의성이 발현되는 진짜 놀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놀이가 소비되는 공간이다.
미끄럼틀 타고, 트램펄린 타고, 볼풀에서 놀고,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대근육을 쓰며 한 번쯤 신나게 놀기에는 좋지만,
너무 자주 다니면 오히려 아이의 상상 놀이가 자라는 것을 멈추게 하고
너무 과한 자극에 노출되어 산만한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넓은 공간만큼 아이들과 엄마들끼리 겹쳐서 대화하는 것을 충분히 노출할 기회도 적었다.
진짜 딱 책만 있어서 아이들끼리 책으로만 놀고,
대신 소음이나 뛰는 행동 등이 허용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평생학습관에서의 다음 달 요가 모임은 좀 더 어른을 위한 시간으로, 아이들은 참관자로 준비해 볼까?
아니다. 아이를 위한 시간을 먼저 갖고, 엄마를 위한 시간을 가져볼까? 요가책 한 권을 읽으며 몸을 따라 움직여보고, 마더구스 책 한 권을 읽으며 영어 노래도 하나 불러보고, 영어 놀이 한두 가지도 해본 다음, 엄마를 위한 진짜 짧고 굵은 요가 시간을 한 번 가져볼까?
오히려 어른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 좀 더 큰 아이들은 더 관심을 가지리라고 확신한다. 이런저런 고민과 생각이 오가다 어른을 위한 짧고 굵고 차분한 시간 이후 되찾은 에너지로 아이들과의 신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필테수업에 아이를 데려갔다. 처음 보는 광경에 어른들의 체어, 바렐 위 동작들을 넋 놓고 바라보던 아이. 최소 20분은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 그리고 나중에 그걸 따라 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아이에게 그냥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어른들의 다양한 움직임과 특히 엄마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겠다, 그걸 같이 할 수 있으면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
모임의 로고와 안내 포스터가 생겼다. 금손 회원 덕분^^ 누군가 대가 없이 나누는 마음과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나 행복이 되는데, 나는 그런 일을 하고 있나? 나는 그런 사람인가? 그 행복이 내게 배로 돌아와서 내가 하는 일이 행복인 그런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