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안녕한 시간에
어린이집이 준 그리움과 적당한 거리
와락.
하원하는 너를 꼭 안으며 나는.
보고 싶었어. 아주 많이.
그리웠어. 볼을 부비며 그렇게 온몸으로 말하곤 해.
차에 태우자마자 졸려서 젖을 찾는 너를 안으며 오늘은
울컥 눈물이 나는 거야.
미안해. 늦게 와서 미안해.
오전 세 시간이 후딱 지나가서 점점 너를 데리러 가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어. 처음엔 뭘 할지 몰랐는데 지금은 뭐부터 해얄 지 모를 만큼 할 일이 많아져버렸어. 집안일과 내 식사, 독서모임 책 읽기와 밀린 카톡 읽기 같은 일들.
너와 내가 서로 떨어져 있는 사이.
너는 원에서 여기저기 다쳐오기도 하고
골고루 앉아서 먹는 법과 기저귀를 누워서 가는 법, 노래 등 엄마가 알려주지 않은 것들을 배워오기도 해.
엄마는 네가 없는 사이 내 건강과 우리 가족을 위한 것들을 하기 시작했지.
저녁이 좀 더 여유롭고 엄마아빠도 편안해지고 있어.
너를 보내고 첫 한 달은 잠 못 드는 날들이었어.
수백 번 선택을 후회하고 돌려놓기를 반복했지.
그런데 지금은 감사한 게 더 많아. 참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너도 엄마도 이제는 받아들이고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 너는 원에 가고 나서 집에서 떼를 그리 오래 피우지도 않고 착하게 굴었어. 꼭 철이 일찍 들어버린 것 같은 빼꼼한 그 눈빛을 하고는 약간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적당한 순응을 배운 듯 굴어서 엄마는 편해졌지만 그게 조금 슬프기도 하고 또 감사하기도 했어.
네가 어디서 어쩌다 다쳤는지를 네게서 들을 수 없지만
이제 거의 모든 말을 다 따라 말하고 노래도 부르는 너를 보면 곧, 곧 일거야. 하고 다만 기도하는 수밖에.
너를 보내고 엄마도 너도 각자 성장해서 만나는 거지.
우리 진짜 좋은 사이가 되었어 그렇지?
같이 보내는 오후 내내 살부비고 오래 뒹굴고 웃지. 행복해 그 시간이 참. 짧고 굵은 우리의 시간. 아무것도 더 필요치 않은 우리 둘만의 시간.
우리가 안녕한 시간에.
너와 나의 안녕한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