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반이었나,,
아이들이 갑자기 폭로를 시작했다.
사실 엄마, 아빠가 늦잠자는 주말에 자기들은 배가 고프다 못해서, 어지럽고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의도는 알 수 없으나,,,
'그럼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마!'
로 결론을 내렸다. 엄마, 아빠가 자고 있어도배고프면 씨리얼 정도는 스스로 먹어라!의 의미였다.
그리고 이 적용은 주말에만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울집 1호는 바로 다음날부터 엄마가 잘때 스스로 챙겨먹고 싶었나보다.
다음날 6시 반에 혼자 일어나는 아이를 따라서 같이 일어나,
아침을 챙겨주니 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같이 짜증내다가 물어보니,
스스로 아침을 챙겨먹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가 내일부터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두겠다고 했다.
그래서 씨리얼은 부어먹을 수 있는 통에 담고,
아이들이 아침으로 먹고 싶어한 봉지빵을 밀폐용기에 옮기고,
바나나를 한 개씩 먹을 수 있도록 잘라놨다.
다음날 아침, 1호보다 먼저 잠에서 깼는지만, 일어나지 않고 핸드폰 보면서 뒹굴거렸다.
그랬더니, 1호는 혼자 그릇을 꺼내고
그릇에 씨리얼과 우유를 붓고,
접시에 자기가 산 빵을 꺼내어놓고선
혼자 스스로 앉아서 아침을 다 먹었다.
그리고 누워있는 내게 와서 '엄마, 양치도 내가 해도 되지?'라고 하더니
스스로 세수와 양치를 하고 옷도 갈아입고 소파에서 책을 읽으면서 다른 식구들 기상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의 폭풍칭찬과 엄마가 여기저기 자랑을 했다는 소릴 들어서인지,
그 다음날은 2호가 제일 먼저 일어나서
씨리얼과 우유를 붓고, 빵과 바나나를 그릇에 올려놓고 먹었다.
1등 기상을 뺏긴 1호는 살짝 속상해했지만,
그래도 또 스스로 일어나서 아침을 챙겨먹고 세수와 양치를 하고, 옷도 갈아입고 등원을 기다렸다.
그 이후로 이번주 내내 아이들은 스스로 등원 준비를 했다.
아이들이 진짜 많이 컸구나 하는 마음과 동시에,
아침에 잔소리가 줄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침 준비하면서 잔소리와 화를 매일 내고, 셋이 집을 나설때 기분좋기 어려운 나날이었다.
그리고 화를 낸 나와 헤어지는 걸 힘들어하던 아이들이었는데,
이번 1주일은 잔소리도 줄고, 화도 거의 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기분좋게 집을 나서고
아이들과 헤어지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아주 좋은 선순환구조였다.
아이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세팅만 해놓으니,,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는 아이들도 기분 좋고,
나도 아침부터 화내지 않고,
모두가 좋은 하루를 시작하였다.
앞으로도 이런 기분 좋은 선순환구조만 가득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