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진즉 쓸 걸 그랬어

글 읽는 시간, 1분. #13

by 글민

'띵-동'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소리.


어젯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스마트폰은 대형마트가, 내 엄지손가락은 쇼핑카트가 되었다.


'바디워시 다 떨어졌는데.'

'우리 강아지가 좋아할까?'

'이거 왜 이렇게 싸?'


오랜 고민 끝에 결국 결제.


그리고 그 택배가 지금, 막, 집 앞에 도착했다!


테이프로 칭칭 감긴 택배 박스들.

그리고 한껏 들뜬 마음.


무식하게도 맨 손으로 잡아 뜯기 시작한다.


"에잇-!"


박스를 뜯다 말고 손톱이 부러질 지경. 박스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후 결국 커터칼을 가지러 간다.


'이게 뭐라고, 진작 가져올걸.'


도구를 쓰면 3초밖에 안 걸릴 일을 괜히 해보겠다고.



생각해 보면 살면서도 종종 이런다.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면 되는데,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

혼자 이 악물고 버틴다던지. 애써 아닌 척한다던지.


자존심인가? 고집인가?


한 가지 분명한 건 도구는 쓰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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